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기아차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에서 임원 영입을 늘리고 있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해외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를 임원으로 영입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GM 출신의 이진우 지능형안전기술센터장 상무, 부가티 출신의 알렉산더 셀리파노브 제네시스 유럽디자인팀 디렉터를 영입했다. 지난해에는 벤틀리 외장디자인을 총괄했던 이상엽 현대스타일링담당 상무를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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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슈라이어(왼쪽)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사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총괄 사장, 알버트 비어만 고성능차담당 부사장,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디자인센터장 전무,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전략담당 전무도 현대기아차가 해외에서 영입한 임원들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경영보폭을 넓히던 시점에 현대기아차의 해외 인재 모시기가 본격화했다.
정 부회장이 기아차 사장을 맡았던 2006년에 피터 슈라이어 사장을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까지 했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졌다. 현대기아차가 피터 슈라이어 사장을 시작으로 해외에서 임원들을 잇따라 영입하는 데 정 부회장의 결심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기아차가 해외에서 모셔온 임원들은 디자인 개선, 고성능차 개발,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자율주행차 기술개발 분야에 집중적으로 포진해있다. 모두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후계자로서 현대기아차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분야다.
정 부회장은 현대기아차의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에서 영입한 임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각 분야 전문가인 임원들과 발전방향을 논의할 정도로 자동차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슈라이어 사장은 2007년에 “(정 부회장은) 매우 열려있고 긍
정적인 사람”이라며 “디자인의 차별화를 매우 강조하는 편이고 자주 대화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영입된 임원들 사이의 시너지도 현대기아차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피터 슈라이어 사장,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이상엽 상무는 삼각편대를 형성해 현대차와 제네시스 차량 디자인을 맡고 있다. 세 사람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신형 그랜저 발표회에서 디자인을 설명하는 자리에 나서면서 팀워크를 드러냈다.
특히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과 이상엽 상무는 벤틀리 플라잉스퍼, 컨티넨탈GT 등 디자인 작업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어 현대차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손발이 잘 맞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가 최근 선보인 자사 최초 스포츠세단 ‘스팅어’는 디자인담당 피터 슈라이어 사장, 성능담당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의 협업 작품이다.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은 2014년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하는 데서도 호흡을 맞췄다. 전략담당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가 제네시스 브랜드에 합류하면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해외진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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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고성능차담당 부사장. |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과 이진우 상무의 앞으로 활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정 부회장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고성능 N 브랜드는 올해 하반기 출범할 것으로 점쳐진다. 고성능 N 브랜드에서 차량의 주행성능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이 실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은 201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직접 연사로 나서 고성능 N 브랜드의 방향성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진우 상무는 GM에서 현대차그룹으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현대기아차의 자율주행 기술개발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정 부회장은 이진우 상무에게 글로벌 자율주행차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표준화된 플랫폼을 개발하라는 특명도 내렸다.
정 부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시연을 직접 선보였다. 이어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자동차 분과위원회 세션 가운데 자율주행차 관련 세션에 특히 관심을 드러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