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더욱 좋은 조건으로 금호타이어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전히 동분서주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13일 “박 회장은 이미 1조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며 “하지만 더 좋은 조건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재무적투자자 외에 전략적투자자들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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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뉴시스> |
이 관계자는 또 박 회장이 금융권에서 거액을 조달하려고 한다는 보도와 관련해 “금호타이어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금융권에 대출을 요청했던 사실이 인수자금을 마련한 뒤에 알려지면서 새로운 사실인양 회자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재무적투자자는 인수합병 이후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일정 수익만 얻기 위해 자금을 지원하는 투자자이고 전략적투자자는 경영에 직접 참여해 장기적으로 이득을 추구하는 투자자를 말한다.
박 회장은 재무적투자자보다 전략적투자자로부터 인수자금을 투자받는 것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뒤 안정적으로 경영하는 데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재무적투자자로부터 거액의 대출이나 인수금융을 지원받을 경우 고금리 이자를 물어야 한다. 반면 전략적투자자의 경우 사업적 제휴 등 우호적 관계가 유지되면 상대적으로 이자부담을 줄이고 사업적 측면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박 회장은 인수자금 가운데 70%를 재무적투자자와 전략적투자자를 통해, 30%를 국내 협력회사와 개인신용 등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애초 알려졌다.
전략적투자자로는 중국의 캠차이나가 꼽힌다. 캠차이나는 금호타이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박 회장은 13일 본사 사옥에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전략적투자자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뒤에도 알아볼 수 있는 일”이라며 “아직 특정회사를 투자자로 얘기할 순 없지만 도와준다는 사람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수자금 조달계획이 구체적으로 밝혀지기 전까지는 인수자금의 조달 가능성과 방식을 놓고 여러 말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박 회장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2015년 특수관계인과 함께 1301억 원을 출자해 금호홀딩스(당시 금호기업)를 설립한 뒤 투자와 대출을 받아 금호산업을 인수했다.
또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에 '제 3자 양도 및 지정 금지' 조건이 붙어있어 개인자격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박 회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박 회장이 인수할 금호타이어 지분의 시가는 5200억 원 수준으로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도 2600억 원가량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어 자금조달능력을 놓고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여부를 묻는다. 그 뒤 박 회장은 한 달 안에 행사여부를 대답해야 하며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하면 45일 안에 계약금을 내고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