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성용 사장은 신규수주를 통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성장둔화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 항공정비사업자 선정으로 안정적 매출원 마련하나
13일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00원(0.18%) 오른 5만4500원에 장을 마쳤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는 이날 장 초반에 5만32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으나 오전 10시부터 저가매수세가 유입돼 소폭 오른 상태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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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냈지만 4분기 실적이 부진한 탓에 주가가 일주일 넘게 하락세를 보였다. 주가는 2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뒤부터 현재까지 15%가량 빠졌다.
수주산업의 특성상 신규수주가 앞으로 기업의 외형을 결정하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수주를 회복하는 것이 주가반등을 이끌 최선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현재 항공정비(MRO)사업자 선정절차를 밟고 있다.
항공정비사업은 민간 항공기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수리·정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일컫는다. 국내 항공기의 정비사업 규모는 2013년 2조5천억 원에서 매년 4% 이상씩 성장해 2015년에는 4조2천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해외 항공정비기업에 수리와 정비를 맡겨 왔던 국내 항공업계의 수요를 끌어올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사업을 따낼 경우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15년부터 경상남도와 손잡고 항공정비사업자 선정을 추진했다. 지난해 8월에 유력한 경쟁상대로 꼽혔던 아시아나항공-충청북도 컨소시엄이 사업을 유치하는데 발을 빼면서 한국항공우주산업 컨소시엄이 단독후보로 입지를 굳혔다.
국토교통부는 1월 중순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평가하기 위해 사천시를 방문해 사업부지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1, 2공장을 실사했다.
국토교통부는 실사결과를 토대로 현재 민·관의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사업적격성을 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3월 안에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3월 말 예비입찰
하 사장은 건국 이래 최대 수출사업으로 꼽히는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에 사활을 걸고 있다. APT사업은 미국공군이 운용하는 노후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사업으로 1차 사업의 규모만 17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7:3의 지분구조로 컨소시엄을 짜고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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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발한 고등훈련기 T-50A. |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은 애초 한국항공우주산업-록히드마틴 컨소시엄뿐 아니라 보잉-스웨덴 사브, 노스롭-영국 BAE, 레이시온-이탈리아 에어마키 등이 참여해 4파전 구도를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노스롭과 레이시온 등 미국 방산기업이 체계개발 일정을 맞추기 힘들다는 이유로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한국항공우주산업-록히드마틴과 보잉-사브 컨소시엄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기존에 개발한 고등훈련기 T-50의 개량형인 T-50A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미국 현지에서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공업지대에 T-50A의 최종조립공장을 지어 수주에 가깝게 다가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보잉-사브 컨소시엄의 역량도 만만치 않다. 보잉-사브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에 후보기 N-381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N-381은 T-50A보다 늦게 개발된 만큼 최대추력과 중량부문 등에서 T-50A보다 약간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T-50이 이미 해외 여러 나라에서 운용되고 있어 안정성이 충분히 입증된 점을 무기로 삼아 수주전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하 사장은 최근 ‘2017년 경영목표 달성 결의 산행’에서 “미국공군의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을 반드시 수주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물론 국내 항공우주산업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것”이라며 사업수주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 사장은 지난해 중순에 임원전략회의를 통해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을 따내지 못할 경우 사장에서 물러나겠다며 배수의 진을 치기도 했다.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은 3월 말 예비입찰이 마감되며 11월경에 최종사업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