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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인환 포스코 신임 철강부문장 겸 사장.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2기 체제를 구성하고 CEO 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오인환 사장은 철강부문장을 맡아 첫 검증대에 올랐다.
3일 포스코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철강부문장은 경영자 훈련제도를 활성화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다.
권 회장이 본격적으로 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한 배경에는 탄핵정국이 포스코의 인사독립을 이뤄낼 적기라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그동안 회장 선임과정에서 정치권의 외풍을 막지 못했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포스코 회장이 교체됐다. 권 회장 역시 2014년 회장에 선임되는데 청와대와 비선실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오인환 사장이 초대 철강부문장에 선임되면서 후계자 시험대에 처음 오르게 되는 셈이다.
오 사장은 1981년 포스코에 입사한 이후 줄곧 마케팅을 담당했다. 2015년부터 철강사업본부장을 맡아 솔루션마케팅을 일선에서 주도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의 솔루션마케팅을 강화해 월드프리미엄제품 판매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 사장이 철강부문장 적임자로 꼽혔을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오 사장에서 철강사업의 전권을 넘겨주는 분업체계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원 출신인 권 회장은 마케팅 전문가인 오 사장을 기용해 상호보완과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셈이다. 권 회장은 향후 3년 동안 비철강사업 정리와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기로 했다.
포스코 철강사업의 전망은 나쁘지 않다.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 53조835억 원, 영업이익 2조8443억 원을 냈다. 구조조정 탓에 지난해 매출은 전년도보다 8.8% 줄었지다. 하지만 포스코를 비롯해 해외 철강부문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1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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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포스코는 올해 1분기에 제품가격을 올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철강업 구조조정 효과로 국내 철강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출범으로 미국의 관세 위협이 높아질 수 있다.
오 사장은 포스코에 입사한 뒤 줄곧 마케팅업무를 맡았다. 철강사업 전반을 통솔하기 위해서는 다른 본부장들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포스코는 철강부문 아래에 철강사업본부, 철강생산본부, 경영지원본부, 기술투자본부 등 4개를 두고 있다. 철강사업본부장은 오 사장이 겸임하고 철강생산본부장 장인화 부사장, 경영지원본부는 고석범 포스코건설 부사장, 기술투자본부장은 유성 전무가 맡았다.
오 사장이 철강사업에서 수완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후계자의 기회는 다른 본부장에게 넘어갈 수 있다. 오 사장으로서는 본부장들과 협력하면서도 경쟁해야 하는 위치에 놓여있는 셈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권 회장이 올해 2기 체제를 시작하면서 향후 3년 과제로 꼽았던 경영자 양성과 훈련에 초점을 맞춘 임원인사”라며 “오 사장이 철강사업의 주도권을 넘겨받은 만큼 책임감이 무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 사장은 1958년에 태어나 경북대학교 사회학과,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를 졸업했다.
1981년 포스코에 입사한 이후 자동차강판 마케팅실장, 포스코P&S 마케팅본부장 등을 맡았다. 2014년 제15회 철의 날 기념행사에서 해외 완성차회사에 철강재 판매를 촉진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