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롱비치터미널 매각을 마무리하면서 청산 또는 회생을 결정하는 법원의 시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주요자산 매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관장하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가 한진해운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파산법원은 18일 한진해운이 보유한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MSC에 매각하는 데 승인했다. 앞서 미국 항만청이 지분매각을 승인했고 미국 채권단의 빚을 상환하는 문제도 해결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상선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롱비치터미널 지분 20%를 인수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MSC는 한진해운이 보유한 롱비치터미널 지분 54%를 인수한 뒤 지분 20%를 현대상선에 다시 매각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은 2월에 지분인수 절차를 마치기로 했다.

한진해운의 마지막 주요자산으로 꼽혔던 롱비치터미널의 지분매각이 사실상 완료되면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한진해운의 청산 또는 회생을 결정하는 데 자산매각이라는 변수가 사라진 셈이다.

한진해운은 앞서 주요자산으로 꼽혔던 아시아와 미주노선 영업망을 SM상선에, 스페인 알헤시라스터미널을 현대상선에 매각했다.

한진해운이 매각할 자산이 아직 남아있지만 앞서 매각한 주요자산과 비교해 인수할 후보가 적은 편이다. 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남은 자산의 매각과 무관하게 한진해운의 청산 또는 회생을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관계자는 “3월31일 관계인집회가 예정돼 있지만 한진해운의 청산 또는 회생을 결정하는 것은 재판부의 재량”이라며 “남은 자산을 매각하는 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남은 자산매각과 무관하게 판결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한진해운의 청산 또는 회생을 결정할 근거는 이미 마련된 상황이다.

한진해운의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12월 최종 실사보고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최종 실사보고서에서 한진해운의 청산가치를 1조9천억여 원으로 봤고 회생가치를 연이은 자산매각으로 산정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하면서 사실상 청산가치가 회생가치보다 크다고 판단했다.

3월31일 열리는 관계인집회는 재판부가 삼일회계법의 실사보고서 관련 설명을 듣는 자리다.

한진해운에 남은 자산은 아시아 지역의 터미널 정도인데 이 자산들도 주인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SM상선이 광양터미널과 경인터미널 인수를 추진하고 있고 현대상선이 부산싱항만터미널을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진해운 주가는 운명의 날이 다가오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는 이날 장중 10% 이상 급등했다가 장후반에 하락세로 돌아서 전날보다 2.9% 떨어진 1160원에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