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진에어, 제주항공 등 항공사 3곳이 올해 유가상승 타격을 막기 위해 각기 다른 수익성 방어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됐다.
◆ 대한항공, 연료효율성 높은 최신항공기 도입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18일 “항공사의 비용구조에서 유가상승은 항공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라며 “대한항공이 연료효율성을 높인 최신항공기를 도입해서 수익성 타격을 방어하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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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규남 제주항공 사장(왼쪽)과 조원태 진에어 대표이사. |
싱가포르항공유는 12월16일부터 1월15일까지 평균 배럴당 65달러대, 갤런당 155센트대로 올랐다. 싱가포르항공유의 가격은 지난해까지 갤런당 140센트를 넘긴 적이 없었지만 올해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상승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연료효율성이 좋은 신규항공기를 도입해서 국제유가 타격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편다.
대한항공은 2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항공기제조사 보잉이 만든 B787-9를 5대 들여오기로 했다. 이 항공기는 기체의 50% 이상이 탄소 복합소재로 만들어져 기존 항공기보다 무게가 가볍고 다른 기종보다 연료효율이 20% 정도 더 좋다. 좌석수는 약 290석 정도다.
대한항공은 여객수요는 적지만 꼭 운항해야 하는 장거리노선에 이 항공기를 투입하기로 했다.
6월부터는 캐나다 항공기제조사 봄바디어가 만든 CS3000을 8대 들여오는데 이 항공기 역시 무게가 가볍고 에너지 효율이 기존 항공기보다 15%정도 더 좋다.
대한항공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2조8830억 원, 영업이익 1조59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실적전망치와 비교해 매출은 10.3% 늘지만 영업이익은 6.6% 줄어드는 것이다.
◆ 진에어 장거리노선 직접 운영, 대한항공과 공동운항도 확대
진에어는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장거리노선을 직접 운영하면서 대한항공과 공동운항을 확대하는 전략을 쓴다. 진에어는 한진칼에 소속된 저비용항공사로 대한항공의 계열사다.
노 연구원은 “진에어는 저비용항공사 중 유일하게 대형항공기로 장거리노선을 운영하면서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차별화하고 있다”며 “대한항공과 공동운항을 확대하면서 판매망을 넓히고 탑승률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진에어는 2014년 12월부터 393석짜리 중대형항공기인 B777-200ER을 꾸준히 들여오고 있다. 진에어는 이 항공기를 2015년 말 인천-호놀룰루 노선에 투입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인천-호주 케언즈노선 등 장거리노선에 투입하면서 장거리노선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현재 진에어가 보유한 B777기종 항공기는 4대인데 올해 진에어가 이 항공기를 한두 대 정도 더 들여올 수도 있다.
공동운항은 상대 항공사 항공기의 일정좌석을 자기 회사의 항공편명으로 판매하면서 운항편 확대 및 탑승률 증가효과를 내는 제휴형태다. 대한항공은 진에어와 공동운항 노선을 기존 16개에서 올해 19개로 늘리기로 했다.
진에어가 속해있는 한진칼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1408억 원, 영업이익 1221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실적전망치보다 매출은 12.4%, 영업이익은 8.8% 늘어나는 것이다.
◆ 제주항공, 신규항공기 도입하고 부가매출 확대
제주항공은 올해 항공기를 새로 들여오고 부가매출을 확대하면서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 연구원은 “제주항공이 올해 항공기를 6대 들여오는데 여객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 힘입어 매출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제주항공이 부가매출을 꾸준히 확대하면서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180석 규모의 소형항공기를 6대 들여온다. 제주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수는 올해 총 32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처럼 내국인 출국자가 꾸준히 늘어날 경우 제주항공은 항공기 수가 늘어나도 80%이상의 탑승률을 유지하면서 매출을 늘릴 수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기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커피서비스 ‘에어카페’와 ‘스포츠멤버십’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부가매출을 올리고 있다. 스포츠멤버십은 무게 제한없이 스포츠용품 수하물을 맡길 수 있는 서비스인데 1년 단위로 회원권을 판매하는 부가서비스다.
제주항공은 올해 초부터 대구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에 기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부가매출 비중은 2010년에는 전체매출의 0.9%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7.7%까지 확대됐다. 제주항공은 부가매출 비중을 전체매출의 1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제주항공은 올해 별도기준으로 매출 9440억 원, 영업이익 77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실적전망치와 비교해 매출은 25.8%, 영업이익은 24.1% 증가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