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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지욱 팬택 부사장(왼쪽), 이준우 사장(가운데), 박창진 부사장(오른쪽)이 지난달 10일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원을 호소했다. <뉴시스> |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팬택이 올해 상반기 또 대규모 적자를 냈다
팬택은 생존을 위해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자력 생존이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법원은 매각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팬택, 올 상반기 실적도 ‘우울’
팬택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4684억 원에 영업손실 450억 원, 순손실 912억 원을 냈다고 1일 밝혔다.
팬택은 상반기 173만 대의 제품을 생산했다. 지난해 상반기 190만7천 대와 비교하면 10% 가량 줄었다.
반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팬택은 지난해 상반기 832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43%나 감소했다.
팬택은 점유율 하락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까지 12%였던 팬택의 점유율은 한자리수인 9%까지 떨어졌다.
상반기 매출이 줄어든 까닭은 무엇보다도 이동통신 3사의 순차 영업정지 때문이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각 통신사별로 45일 동안 영업을 중단하면서 팬택은 대규모 재고를 떠안게 됐다.
특히 팬택의 경우 삼성전자나 LG전자와 달리 내수시장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타격이 더 컸다. 팬택의 전체 매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93%나 된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1년 전과 비교하면 손실 규모가 다소 줄었다는 점이다. 팬택은 지난해 상반기 561억 원의 영업손실과 1150억 원에 이르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 법원, 회생개시 전 매각도 추진중
지난달 12일 팬택으로부터 법정관리 신청을 접수받은 서울 중앙지방법원 파산3부는 일주일만인 지난달 19일 법정관리 개시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이준우 현 팬택 대표를 법정관리인으로 지정했다.
법원은 “팬택 협력업체가 550여 개에 이르는 등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신속하게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채권단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법정관리 졸업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택은 지난주부터 ‘자율적 순환 유급휴직제’를 시행하고 있다. 팬택 임직원은 월 급여의 60~70% 수준만 받으며 최대 두 달 동안 휴직할 수 있다. 이는 당장 협력업체에 지급할 대금과 회사운영에 필요한 자금이 없는 상황에서 비용을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한 자구책이다.
팬택은 채권 조사기간을 거쳐 오는 11월7일 첫 관계인 집회를 열고 회생계획안을 만들기로 했다. 법원이 이 계획안을 승인하면 팬택은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면 팬택의 법정관리 졸업도 가능하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여전히 팬택제품 구매가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자력 생존은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법정관리로 빚을 탕감 받는다고 해도 향후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면 사업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없다.
법원도 이 점을 고려한 듯 회생계획안 인가 전 인수합병(M&A)도 추진하기로 했다. 법정관리 절차가 길어질수록 팬택의 경쟁력과 가치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여 회생절차와 매각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이다.
법원은 팬택 조사위원 겸 매각주간사로 삼정KPMG 회계법인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 채권단은 이르면 이달 안에 매각공고가 나와 내달 중 후보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접수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매각 본 입찰은 오는 11월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팬택이 매각될 경우 해외매각을 더 높게 점친다. 중국과 인도의 중저가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고 있다.
국내기업 중 그나마 SK그룹이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SK그룹은 아직까지 관심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성사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