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올해 들어 대형 해양플랜트 건조계약을 체결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발주처의 사정으로 인도시점을 연기한 프로젝트도 많아 경영정상화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16일 “삼성중공업은 올해 경쟁력을 갖춘 선종을 중심으로 신규수주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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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1척, 원유운반선 6척 등 모두 7척(5억 달러)의 선박을 새로 수주했다. 지난해 1~11월에만 해도 모두 9척(8억 달러)을 수주한 것으로 파악했으나 발주처의 요청에 따라 2척의 건조계약이 올해 1분기로 연기됐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의 신규수주액은 경쟁사인 현대중공업(24억 달러), 대우조선해양(13억 달러)와 비교해 한참 뒤처진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올해 삼성중공업이 신규수주를 대폭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올해 지난해의 수주부진을 털고 100억 달러 이상을 신규러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며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와 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설비), LNG선박 등의 수주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인력감원 등 자구계획안을 추진한 덕을 봐 올해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매출 7조2070억 원, 영업이익 254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32.4% 줄어들지만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올해 긴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삼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기존(1만2500원)보다 12% 올린 1만4천 원으로 조정하며 매수 의견을 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의 경영정상화를 논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구조조정 효과를 봐 올해 영업이익률을 개선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수주잔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해양플랜트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큰 과제”라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해양생산설비 8기, 시추설비 10기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이 해양프로젝트들이 전체 수주잔량(267억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른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발주처의 사정으로 일부 해양프로젝트의 인도가 연기되거나 선박 건조대금의 입금이 지연돼 애를 먹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발주처와 문제를 안고 있는 해양프로젝트는 모두 8건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삼성중공업이 2013년에 나이지리아 발주처로부터 수주한 에지나 FPSO 프로젝트의 경우 앞으로 추가손실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에지나 프로젝트를 61% 진행했는데 이 프로젝트의 공사미수금은 모두 2888억 원에 이른다.
미청구공사액은 발주처에 건조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금액을 말한다. 회계장부에는 매출로 잡혀 있지만 실제 현금은 들어오지 않은 미수채권으로 공사기간에 대금을 받지 못하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은 채 대금회수에 실패할 경우 전액 손실처리되기도 한다.
최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미청구공사대금의 규모가 과거에 어닝쇼크를 내기 직전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잔금을 회수할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최 연구원은 아직 삼성중공업 주식을 매수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기존 매수의견을 중립(홀드)으로 바꿨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