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승계를 위해 삼성SDS의 지분을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빠르게 힘을 잃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급등으로 삼성SDS와 합병을 통한 지분확보효과가 줄어든데다 이 부회장이 박근혜 게이트로 특검에 피의자로 소환되는 등 경영승계와 관련한 지배구조개편을 놓고 여론도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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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SDS가 인적분할을 할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자회사로 편입될 가능성이 더 유력해지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삼성전자가 올해 지주사체제로 전환한다면 하반기로 예상되는 삼성SDS 인적분할 등 계열사들의 추가적인 지배구조개편도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올해 조기대선이 끝나는대로 삼성전자 인적분할 등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지주사전환을 가로막는 경제민주화법안이 1~2월 중 통과되거나 지주사 전환 뒤에도 자사주 의결권이 제한되는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인적분할의 목적을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가 아닌 기업가치 확대인 점을 강조하는 만큼 계획대로 지주사체제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윤 연구원은 “삼성그룹은 정치권과 여론에서 오너일가의 경영승계 논란이 분분한 만큼 당분간 지배구조개편보다 삼성전자의 기업가치 상승과 주주 신뢰확보에 매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S가 검토중이라고 밝힌 IT사업부문과 물류부문의 인적분할도 차질없이 진행될 공산이 크다.
그동안 오너일가의 지분이 높은 삼성SDS가 인적분할 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와 합병돼 경영승계에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왔다.
오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SDS가 인적분할 뒤 삼성전자와 합병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개편에 가장 간결하고 유력한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박영수 특검에 뇌물공여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는 등 경영승계를 위한 지배구조개편에 여론이 나빠지면서 이런 가능성은 줄어들게 됐다.
더욱이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 급등하는 반면 삼성SDS 주가가 약세를 지속해 오너일가가 합병으로 삼성전자의 지분확보효과를 크게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결국 삼성SDS 인적분할 뒤 IT서비스부문은 삼성전자의 자회사로, 물류부문은 삼성물산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 더욱 유력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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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성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
삼성SDS의 향후 사업재편계획과 최근 움직임을 놓고 볼 때도 이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SDS는 최근 도어락 등 가정용 사물인터넷기기를 담당하는 홈네트워크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겹치는 사업부를 매각해 솔루션 등 소프트웨어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미국 가전전시회 ‘CES2017’에서 삼성SDS가 선보인 보안솔루션 역시 삼성전자의 타이젠 운영체제 기반 스마트워치에서 동작하는 기술로 삼성전자와 협업체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삼성SDS 물류부문의 경우 성장성이 높아 삼성물산의 자회사로 편입되면 새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 시너지를 얻고 삼성그룹의 물류 일원화를 통해 실적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양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삼성SDS가 인적분할한 뒤 물류사업을 인수할 가능성을 기대받고 있다”며 “올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에 활발한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