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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문구, 문구회사의 탈출구가 될까

오대석 기자 pscientist@businesspost.co.kr 2014-08-29 20: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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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문구, 문구회사의 탈출구가 될까  
▲ 모닝글로리 허상일 대표(왼쪽)가 '독도지우개' 수익금 1000만 원을 독도사랑운동본부에 기부했다.

국내 문구시장은 계속 줄고 있다. 문구업계도 만성적 실적악화에 시달린다.

국내 문구시장 규모는 4조 원 정도로 추정된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평균 10%씩 줄고 있다.

문구류 업계 1위 모나미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36.2% 급락했다. 모닝글로리도 매출이 450억 원 대에서 정체상태다.

바른손의 문구부문은 지난해 3개 분기 동안 1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악화가 계속됐다. 결국 바른손은 문구사업을 물적분할해 비상장사 '팬시앤아트'로 이전하고 사업의 중심축을 외식과 영화사업으로 옮겼다.

이런 상황에서 문구회사들은 탈출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해외진출도 적극적으로 꾀한다. 스마트문구도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마트문구는 아날로그적 문구에 IT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문구를 말한다. 

스마트 문구는 문구회사들에게 회생의 동앗줄이 될 수 있을까?

◆ 저출산과 디지털화로 줄어드는 수요

문구업계는 실적악화 원인 중 하나로 저출산을 꼽는다. 문구류의 주요 소비자가 유아를 비롯한 학생층인데 이들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1명이 평생 출산하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은 1.19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의 1.3명보다 더 떨어진 수치다. 합계출산율이 1.5명 이하인 초저출산국 상태가 13년째 지속되고 있다.

스마트기기 사용증가와 전산화 등으로 문구제품의 수요가 줄어드는 것도 시장위축의 요인이다.

시장점유율 1위인 모나미의 제품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2010년 문구부문 매출은 1443억 원이었지만, 점차 규모가 축소돼 지난해 1148억 원으로 감소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무환경의 전산화, 학생의 필기구 사용 감소 등으로 문구시장이 줄고 있다”며 “출산율 저하, 트렌드 변화를 타개할 만한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스마트문구, 문구회사의 탈출구가 될까  
▲ 이마트 문구코너

◆ 대형마트의 문구시장 진출


대형마트들은 마트독자개발(PB)상품과 병행수입 상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면서 국내 문구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판매물량을 늘리고 할인폭을 확대하 시장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전국문구점살리기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학용문구 시장은 5천억 원 정도 되는데 이 가운데 대형마트가 절반인 2500억 원 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성원 전국문구점살리기연합회 사무국장은 "마트들은 지난해보다 문구류 물량을 70% 늘린 것으로 안다"며 "마트는 50%까지 할인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구제조업계는 이들 대형마트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낮은 가격과 반품을 강요하거나 각종 비용을 제조업체에게 부담하게 하는 등 불공정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 국내 문구업체들의 탈출구는?

국내 문구업체들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문구류시장의 침체를 극복하려 한다.

특히 문구류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생활용품으로 확장이 활발하다. 우산, 양말, 슬리퍼, 텀블러 등 다양한 생활용품의 판매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모닝글로리는 생활용품의 지속적 성장에 힘입어 전체 문구시장의 하락세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전체 매출 중 생활용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였는데 최근 12%로 올라섰다. 특히 우산과 실내화 등 일부품목은 최근 몇 년 동안 매출성장률이 40%가 넘는다.

모닝글로리는 생활용품의 매출비중이 커지면서 앞으로 2∼3년 내에 전체 매출의 20%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모닝글로리는 “생활용품이 모닝글로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며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구업체들은 또 기존 제품을 고급화하거나 다양화해 수익을 올리려는 전략을 선택하기도 한다.

동아연필은 꿈빛파티시엘 빼꼼 등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접목한 연필을 선보이며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모닝글로리도 지난해 독도를 주제로 만든 연필을 출시해 1년여 만에 120만 개를 팔았다.

박수만 동아연필 영업부장은 “과거 값싼 중국산이 많이 팔렸지만 품질문제가 불거지면서 국산연필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시장이 주춤하자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모닝글로리는 지난해 기준으로 해외매장이 60곳에 이른다. 또 200여개의 해외업체와 직접 거래하고 있다. 국내 매장 수가 325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시장 개척이 활발한 편이다.

허상일 모닝글로리 대표는 “중국시장에서 공책과 수첩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중국 외에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도 판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문구, 문구회사의 탈출구가 될까  
▲ 펜앤프리(PNF)의 스마트문구 롤롤펜

◆ 스마트문구는 대안이 될까

세계 문구업계는 아날로그적 문구류에 IT기술과 결합해 ‘스마트 문구’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스마트기기 대중화와 사무전산화 등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스마트문구에 대한 논의는 일본에서 가장 활발하다. 대표적 제품으로는 킹짐의 ‘샷노트’가 있다.

샷노트 사용자는 전용 앱으로 샷노트에 기록한 내용을 촬영하면 스마트기기에 최적화된 크기의 사진파일로 저장해 스마트폰에서도 그 내용을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샷노트는 판매량 100만 권을 돌파하며 일본에 스마트문구 열풍을 몰고 왔다. 일본에서 10곳이 넘는 문구업체들이 킹짐과 제휴를 맺고 다양한 스마트 문구를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 문구업계도 현재 스마트 문구를 개발하고 출시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자펜, 전자칠판 생산업체 펜앤프리(PNF)는 전자펜 ‘롤롤’을 내놓았다.

롤롤은 노트에 특수 클립을 꽂아 초음파로 전자펜의 움직임을 인식한다. 사용자는 필기내용을 실시간으로 PC와 스마트기기로 옮길 수 있다. 펜앤프리는 또 스마트 기기용 전자펜 ‘이퀼’을 애플스토어에 공급하고 있다.

모닝글로리도 IT업체 ‘톤스’와 손잡고 지난 4월 ‘테이크아웃 노트’를 출시했다.

테이크아웃 노트 사용자는 손으로 필기를 한 뒤 스마트폰 카메라로 스캔해 필기내용을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다. 텍스트나 스티커 추가, 음성녹음 등의 기능도 있다. 톤스는 현재 모나미와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상일 모닝글로리 대표는 “이 제품은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보관하고 SNS를 통해 공유하는 등 스마트기기의 편리함과 손 글씨의 장점을 더해 학생과 직장인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 톤스 대표는 “해외 스마트문구가 우리나라에 상륙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문구업계도 힘을 합쳐 스마트문구 플랫폼을 표준화해 세계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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