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시행하던 첨단 기술 수출 통제를 최근 중단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이 중국과 앞둔 통상 협상을 수월하게 진행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이 정상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전현직 관리 발언을 인용해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중국에 강경한 통제 조치를 자제하라는 지시를 최근 몇 달 동안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산업안보국은 수출 통제를 관리하는 주무 부서이다.
미국과 중국 고위급 대표단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통상 협상을 연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중국의 산업 과잉 생산능력을 조절하고 마약 펜타닐의 유출을 막아 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반도체를 비롯해 미국의 첨단 기술 수출 제한 해제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대중 견제 수위를 미리 조절해 왔다는 발언이 나온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올해 4월 엔비디아와 AMD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에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도입했다.
로이터는 “엔비디아가 자사의 ‘H20’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대중 수출을 재개한다고 이달 밝혔다”라고 짚으며 산업안보국이 받은 지시의 연장선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과 정상 회담을 추진하기 위해 수출 통제를 완화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1월20일 정식 임기를 시작한 이후 반년이 넘도록 시진핑 주석과 만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0월31일~11월1일 한국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언급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이 중국에 수출 제한 조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라고 짚었다.
다만 대중 수출 통제를 완화하면 인공지능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지적하는 입장도 한편에서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맷 포팅거 전 미국 국가안보부 부보좌관을 포함한 전직 관리와 안보 전문가 20여 명은 이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우려의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