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들이 보유한 수주잔량이 일본 조선사에 17년 만에 뒤처졌다.
4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국내 조선사가 보유한 수주잔량이 473척, 1991만6852CGT(가치환산톤수)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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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일본 조선사의 수주잔량은 835척, 2006만4685CGT로 집계돼 한국 조선사보다 약 14만CGT의 주주잔고를 더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1척이 보통 8만CGT로 집계되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과 일본 조선사는 선박 2척가량의 수주잔량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한국 조선사는 1999년 12월 말 이후 줄곧 수주잔량에서 일본 조선사를 앞서왔다. 하지만 이번 집계에서 17년 만에 일본과 수주잔량 차이가 역전됐다.
국내 조선사는 2015년 12월 말에만 해도 수주잔량이 3108만CGT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수주가뭄을 겪은 탓에 수주잔고가 빠르게 줄었다.
일본 조선사도 2015년 12월 말에 2555만CGT로 정점을 찍은 수주잔량이 꾸준히 감소했으나 국내 조선사의 감소폭이 일본 조선사보다 더욱 컸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3사는 수주잔량이 빠르게 감소하는 상황에 대비해 일부 도크(선박건조대)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생산능력 감축으로 대응하고 있다.
클락슨이 수주잔량을 집계할 때 조선사들이 보유한 해양플랜트부문은 제외하기 때문에 아직 일감부족 상황이 심각하다고 분석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클락슨은 드릴십이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와 같은 선박형태의 해양플랜트 상부구조물은 수주잔고에서 제외한다. 국내 조선사가 전 세계에서 발주된 해양플랜트의 대부분을 수주했던 점을 감안할 때 실제 보유하고 있는 수주잔량은 일본보다 앞서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보유한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은 모두 452억 달러 수준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