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등 국내 제약회사들이 기존에 맺은 대규모 기술수출계약이 해지되면서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제약업의 특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이런 리스크의 과도한 해석을 경계해야 된다는 말도 나온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신약개발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반면 성공확률은 매우 낮은 사업이기 때문에 한미약품 등 제약회사의 기술수출 성과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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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약품의 한 연구원이 연구센터에서 신약개발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 |
지난해 한미약품이 모두 8조 원에 이르는 기술수출계약을 맺으면서 제약회사의 연구개발 성과가 크게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전체 계약 규모 가운데 기술을 수출한 회사가 얼마를 받을지는 계약을 맺은 뒤 연구개발 및 상용화의 진행단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최근 제약협회가 발표한 자료 등에 따르면 하나의 신약이 탄생되기까지 평균 12년이 걸리고 평균 1조 원이 넘는 연구개발비용이 들어간다. 그런데 신약 후보물질이 제품으로 출시될 확률은 0.02%에 불과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기술수출계약의 규모가 그대로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셈이다.
실제로 하반기 들어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등 국내에서 손꼽히는 제약회사들은 기존에 맺은 기술수출계약 가운데 몇몇이 해지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실패를 감안해 투자를 하지 않으면 성공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한미약품을 예로 들면 지난해 기술수출한 후보물질 가운데 일부만 성공해도 글로벌 제약회사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여러 국내 제약회사들이 신약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데 한미약품도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한미약품의 미래를 위해 신약을 개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회사의 연구개발 역량을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모두 1251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는데 이는 같은 기간 낸 매출 가운데 17.6%에 이른다. 지난해에 전체 매출 가운데 14.2%를 연구개발에 들인 데 비해 비중이 높아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임상단계에서 불거지는 변수에 휘둘리지 않고 신약개발에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