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가 맥주사업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맥주부문에서 클라우드와 클라우드마일드 두 제품만 생산하고 있는데 경쟁사의 맥주제품과 비교해 가격이 높아 가격인상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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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 |
내년에 맥주 생산가능 물량이 3배로 늘어나는데 계속 클라우드만 고집할지 다른 맥주제품을 내놓을지도 저울질하고 있다.
29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맥주가격 인상을 놓고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3위 맥주업체다. 1위 오비맥주는 11월부터, 2위 하이트진로는 27일부터 각각 맥주 출고가를 6%가량 올렸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클라우드도 물류와 유통비용 등이 상승하면서 가격인상 유인이 있다”며 “맥주가격 인상 관련 논의는 진행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경쟁사에서 맥주가격을 올렸지만 여전히 클라우드 가격이 더 높기 때문에 가격인상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출고가 기준으로 클라우드 가격은 OB맥주와 하이트진로 대표 상품 가격(인상 후 가격)에 비해 9% 더 높다.
롯데칠성음료가 국내 맥주시장 3위 사업자이기는 하지만 점유율이 4.5~4.8% 정도로 미미하기 때문에 덩달아 맥주가격을 올렸다간 점유율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가격인상을 결정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를 앞세운 수입맥주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어 지금보다 클라우드 가격이 오를 경우 현재 점유율을 수성하는 것도 힘들어질 수 있다”며 “공장증설로 내년 상반기부터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 점유율이 떨어지면 맥주사업에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충주 메가폴리스에 연간 생산량 20만kl의 맥주 제2공장 건설을 마무리하고 기계 시운전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 상반기에 제 2공장이 생산에 들어가면 롯데칠성음료의 연간 맥주 최대 생산량은 30만kl로 증가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제 2공장에서 어떤 제품을 생산해야 할지를 놓고도 딜레마에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클라우드 라인업만 생산하기에는 시장확대에 불리한 측면이 있고 오비맥주나 하이트맥주에서 생산하는 일반 맥주제품을 생산하자니 그동안 강조해온 차별점이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클라우드는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을 적용한 올몰트 맥주다. 올몰트 맥주란 쌀이나 전분 등을 섞지 않고 발효 보리로와 홉, 물로만 만든 맥주를 말하는 데 국내 맥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대에 불과하다.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은 맥주 발효원액에 추가로 물을 타지 않고 발효 시 농도 그대로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클라우드만 유일하게 이 공법으로 만들어진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내년 3월까지는 제2공장 기계 시운전 기간”이라며 “아직 제2공장에서 클라우드 외에 다른 제품까지 생산할지 여부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만일 신제품이 나온다고 해도 일부 매체에서 나온 것처럼 클라우드 제품을 생산공법을 바꿔 생산하는 방식의 제품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