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사장이 대표에 오르면 황성엽 대표이사 사장과 각각 IB와 자산관리 부문을 맡아 각자대표 체제를 구성하게 된다.
금 사장은 올해 2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신영증권의 5년 만의 사장 승진 인사였다. 증권업계는 동양종합금융에서 업계에 발을 들인 ‘외부 출신’인 금 사장이 사장직에 오른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오너 2세인 원종석 회장은 물론, 금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 체제를 이끌 황 대표와 과거 신요환 전 대표도 ‘신영증권 순혈’ 출신인 점과 대비된다.
금 사장이 IB 부문을 맡는 동안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이 주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영증권은 올해 2월 엘케이켐의 IPO 대표 주관사를 맡아 흥행에 성공시켰다.
역시 신영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은 링크솔루션은 현재 청약 경쟁률 1999:1을 기록하고, 증거금도 2조5천억 원에 달하며 큰 기대를 받고 있다.
IPO 시장에서 대형 증권사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인 신영증권이 IPO 주관 실적을 꾸준히 거둔 것은 이례적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 중소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IPO 주관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장기투자와 같은 철학으로 IPO 기업 선정 시 건전성과 수익성 등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장기적 관점의 기대수익과 잠재위험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강점을 바탕으로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 사장이 대표직에 오른 뒤 가장 먼제 해결해야할 과제로 홈플러스 사태 마무리가 꼽힌다.
현재 신영증권과 홈플러스·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로 마찰을 빚고 있다.
29일에는 홈플러스가 금 사장을 고소하며 소송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4월1일 신영증권 등 4개 증권사가 홈플러스 경영진을 사기 혐의로 고발하자 홈플러스가 맞고소를 진행한 것이다.
▲ 금정호 사장이 3월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 사장은 3월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홈플러스를 비난했다.
당시 금 사장은 “이 자리(청문회)에 서 있는 것이 화난다”며 “홈플러스가 신용등급이 하락한 바로 다음날(영업일 기준) 기업 회생신청을 한 것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책임 회피성 기습 회생 신청이라고 판단해도 되겠냐’는 질의에 “제가 판단할 것은 아니지만, 자본시장에 있는 분들은 그렇게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홈플러스 측은 금 사장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하며 그의 청문회 발언을 문제 삼았다.
홈플러스는 “금 사장이 홈플러스가 사전에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했거나 고의로 고지하지 않은 것처럼 허위 진술을 해 명예와 신용을 훼손했다”며 “신영증권은 오랜기간 홈플러스와 거래해왔기 때문에 홈플러스 재무상태와 신용상태를 어떤 금융기관보다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신영증권은 발행주관사로서 홈플러스가 제공하는 차입금현황 등 정보를 면밀히 살펴왔지만 홈플러스가 단기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거나 긴급 회생신청을 할 만큼 심각한 상태로 판단하지 않았다”며 “회생신청 뒤 홈플러스의 차입금현황에 허위사실이 개재된 사실을 파악해 고소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