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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28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말하고 있다. |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수익구조에서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해외사업과 비은행사업을 확대하는 데 주력한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놓고는 노사협의를 충분히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 행장은 28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기업은행의 전체 수익구조에서 해외사업과 비은행사업의 비중을 각각 2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성장률 둔화와 경기침체가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며 “현지 인수합병, 지점설립, 지분투자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검토해 지금까지 추진해 온 ‘동아시아 금융벨트’를 완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외사업전략으로 중소기업금융의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국가에 진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한국과 문화가 비슷해 현지화가 쉬운 국가들도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2014년 1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영업사무소를 열고 동남아시아 지역의 현지은행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는데 김 행장이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행장은 비은행사업과 관련해 “시너지는 성가시고 귀찮은 것이 아니라 기업은행과 자회사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은행에 영업수익의 90% 이상이 쏠린 구조를 빨리 바꾸지 않으면 기업은행의 미래도 불투명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의 비은행사업 수익비중을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복합점포 확대를 제시했다. 기업은행은 현재 자회사 IBK투자증권과 함께 복합점포 4곳을 운영하고 있다.
김 행장은 중소기업금융도 더욱 강화해 어려울수록 한발 더 다가가는 자세를 보일 것을 강조했다. 중소기업의 경영사정이 어렵고 내년 전망도 불확실한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신용위험평가에서 구조조정대상으로 중소기업 176곳을 선정했는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내년에도 내수부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등 악재가 산재해 있다.
김 행장은 노사화합도 강조했다. 그는 “노(勞)와 사(使)는 수레의 두 바퀴라 한쪽이 무너지면 굴러갈 수 없는 만큼 어떤 경우에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화하고 타협하겠다”고 밝혔다.
노조가 2018년부터 성과연봉제를 일반직원들에게 확대해 적용하는 데 반발하고 있고 통상임금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했다고 할 수 있다.
김 행장은 취임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도 “성과연봉제는 현재 한국 사회의 큰 이슈라 우리만의 결정으로 될 것이 아니며 법원의 결정에 따를 필요가 있다”며 “이런 순서를 감안해 노조와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기업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당장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금융지주사가 아니어서 오히려 역동성을 보이는 부문도 있지만 금융지주사의 장점인 계열사 간 정보공유가 안 되는 점은 불리하다”며 “단기적인 문제가 아니라 중장기적인 해결과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