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해외기업 매각으로 9천억 원의 차익을 냈다.
중화권 최대 식품기업 팅이홀딩스에 대만 케이블TV 채널을 팔면서 얻은 이익이다. 김 회장은 이번 매각 성사로 투자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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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
MBK파트너스가 대만 케이블 채널 차이나네트워크시스템즈(CNS)의 지분 60%를 팅이홀딩스에 매각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5일 보도했다.
MBK파트너스와 팅이홀딩스가 합의한 인수가격은 약 2조4437억 원이다. 이는 올해 아시아 지역에서 사모펀드가 진행한 기업매각 거래 중 가장 큰 규모다.
MBK파트너스는 2007년 CNS 지분 60%를 1조5273억 원에 인수했다. 이번 매각으로 거둔 차익은 9164억 원으로 투자수익률이 60%에 이른다. 2011년 2월 같은 대만 케이블채널 갈라TV 지분을 넘겼을 때 투자수익률 6.25%보다 약 10배 높은 수치다.
김 회장은 MBK파트너스가 CNS를 인수할 때부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칼라일아시아그룹에서 일하던 1999년 처음 대만 방송업계에 관여하면서 인맥과 정보를 쌓았다. MBK파트너스는 이를 기반으로 골드만삭스와 맥쿼리 등을 제치고 CNS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김 회장은 2010년 CNS를 중국 왕왕홀딩스에 팔려 했으나 대만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그만뒀다. 이후 싱가포르 주식시장 기업공개(IPO)도 검토했으나 결국 포기했다.
김 회장은 이런 과정에서 투자금 회수가 지나치게 늦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결국 팅이홀딩스 창업주인 웨이잉저우와 인수합의를 이끌어냈다.
웨이잉저우는 1950년대 대만에서 식용유 제조사업을 시작한 뒤 팅이홀딩스를 세워 중화권에서 가장 큰 식품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팅이홀딩스가 만든 라면 ‘캉스푸’는 중국시장에서 57%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웨이잉저우는 2011년 펩시콜라 중국법인을 인수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웨이잉저우는 현재 통신사업을 팅이홀딩스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통신회사 타이완스타셀룰러(TSCC)를 사들이면서 대만 통신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 3월 LG유플러스와 협약을 맺고 LTE 기술과 운영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했다.
대만 통신시장의 한 관계자는 “팅이홀딩스가 이동통신사업자로 크려면 CNS가 보유한 광통신망과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며 “식품에서 통신으로 사업다각화를 하기 위해 CNS를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