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금융위원회가 우리금융지주의 내부통제·지배구조 개선 계획 등을 바탕으로 보험사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우리금융은 2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의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로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 우리금융지주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동양·ABL생명 인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우리금융그룹> |
지난해 8월28일 동양·ABL생명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 뒤 8개월 만이다.
금융위는 동양·ABL생명의 ‘인수 후 사업계획서’와 금감원 경영실태평가 조치요구사항의 이행현황, 우리금융 내부통제·지배구조 혁신방안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건부 승인을 최종 결정했다.
우리금융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통보받은 경영실태평가 조치요구사항 21건 가운데 17건은 이행 완료했으며 컨설팅 등을 통해 충당금 산출 방법론 개발이 필요한 나머지 4건에 대해서도 빠르게 완료한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내부통제·지배구조 혁신방안에는 향후 5년 동안 그룹의 내부통제 인프라 구축에 1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리금융은 그룹 내부통제 개선을 위한 시스템 고도화, 컨설팅 실시, 솔루션 도입 등을 추진한다.
기존 준법지원부 이외 그룹사 점검기능을 수행하는 조직과 소비자보호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을 별도 신설하는 등 그룹의 내부통제기능을 더욱 강화해 선제적 사고예방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지배구조 측면 혁신방안으로는 회장 3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절차를 신설한다. 회장 장기 재임에 대한 주주의 통제권과 검증절차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그룹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2027년 말까지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13%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자산 리밸런싱, 적정수준의 자산성장 등을 통한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환율 민감자산 등 고위험자산 감축, 유휴 부동산을 비롯한 보유자산 매각 등 적극적 조치로 자본비율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이러한 방안들을 면밀히 심사해 자회사 편입을 승인한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혁신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은 동양·ABL생명에 대해서는 ‘탄탄한 자본관리에 기반해 혁신·성장하는 보험사’를 목표로 4가지 경영전략을 세워뒀다.
우리금융은 우선 새로운 보험회계기준 환경에 맞춰 외형성장, 당기손익 위주 전략이 아닌 내실성장, 미래가치 확보, 건전한 자본관리를 중심 경영을 이행하기로 했다.
또한 고객 우선의 관점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혁신적 상품 개발, 보험 청약·심사·인수 및 보험금 지급 등 업무처리에 인공지능(AI) 기술 적용, 그룹 시너지 극대화 전략 발굴 등을 추진한다.
그룹 시너지 극대화 방안은 구체적으로 은행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 확대, 유휴 은행점포 등을 활용한 요양 및 헬스케어 사업 검토, 보험사 운용자산을 그룹 계열사 우리자산운용에 위탁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우리금융은 7월 초 동양·ABL생명 양사의 주주총회를 개최해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는 등 자회사 편입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우선 동양·ABL생명의 그룹 편입 준비 작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동양·ABL생명의 전반적 규정체계, 재무‧회계, 리스크관리,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전산시스템 등에 우리금융의 경영관리체계를 적용해 그룹 자회사로서의 시스템 전반을 정비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우리금융에 대한 소속감과 일체감을 높이기 위해 자회사 편입 즉시 두 보험사 임직원 대상 그룹 회장 주재 소통프로그램도 마련하기로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강력한 내부통제와 안정적 자본관리를 바탕으로 동양·ABL생명을 건전하고 혁신적 보험사로 성장시키겠다”며 “자본건전성 강화와 그룹 차원의 시너지 확대를 통해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해 당국과 시장의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