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이 ‘숙원 사업’으로 꼽던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일본 SBI홀딩스가 보유한 SBI저축은행 지분 30% 인수를 추진한다.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지분을 인수하며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사진)의 염원인 지주사 전환에 한 걸음 가까워진다. |
이르면 다음주 교보생명 임시 이사회가 열려 해당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지분 30%를 인수하게 되면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그 뒤 1~2년에 걸쳐 50%까지 지분을 확대해 SBI저축은행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규제에 따라 저축은행 지분 10% 이상을 인수하려면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 및 승인이 필요하다. 인수가 최종 확정되면 교보생명은 지분 인수 관련 금융당국 승인 절차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SBI저축은행은 저축은행 가운데 양호한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회사로 꼽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잔액이 적은 덕에 최근 저축은행업권에 불어닥친 ‘PF 부실’ 우려 속에서도 흑자를 기록했다.
이번 SBI저축은행 인수 추진은 신 회장이 오랜 시간 염원한 교보생명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교보악사자산운용, 교보자산신탁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저축은행과 카드, 손해보험사 등은 없다.
이에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금융 전반에 걸친 포트폴리오 강화가 필요하다고 평가됐다.
또 올해 들어 ‘풋옵션 분쟁’ 등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을 어렵게 하던 불안 요소들도 정리되는 분위기다.
신 회장이 2023년 2월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했음에도 아직까지 뚜렷한 진척이 없던 것은 오랜 기간 재무적투자자(FI)들과 이어온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 분쟁’ 영향이 컸다.
그러나 올해 3월 주요 FI였던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이 각각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9.05%와 4.50%를 매각하며 이 분쟁은 해소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교보생명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온 일본 SBI홀딩스 계열사 인수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단순 포트폴리오 확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 회장과 SBI홀딩스의 인연은 2007년부터 시작됐다. SBI홀딩스는 당시 교보생명 지분 약 5%를 취득 뒤 2009년 정리했다.
두 회사는 2019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컨소시엄을 함께 추진하고 2024년 7월 교보생명과 SBI홀딩스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토큰증권 공동 추진 등 디지털금융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협업을 이어왔다.
올해 3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매각한 교보생명 지분 9.05%를 사들인 것도 SBI홀딩스다.
SBI홀딩스는 18일 교보생명 지분을 추가 취득한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 금융당국에서 SBI홀딩스가 교보생명 지분을 취득하는 건이 최종 승인되면 SBI홀딩스는 교보생명 지분 약 20%를 보유하며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신 회장과 기타오 요시타카 SBI홀딩스 회장도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추진을 목표로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손해보험사, 캐피탈, 저축은행 인수 대상을 1년~2년 전부터 물색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SBI저축은행 인수 여부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