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도에 아이폰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정부와 협력을 강화해 유통망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보급형 아이폰과 리퍼비시 스마트폰 등 가격경쟁력을 높인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할 가능성이 높아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부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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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애플이 인도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현지 생산공장 설립계획을 논의했다”며 “정부의 지원을 받고 유통망 확대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도 스마트폰시장은 이르면 내년부터 미국을 뛰어넘고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저가스마트폰의 비중이 높지만 소득수준 향상과 4G통신의 보급확대로 고가제품의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올해 초부터 인도시장 공략을 꾸준히 추진하며 중저가 스마트폰 ‘아이폰SE’의 판매에 주력하고 인도에서 가격이 낮은 중고 아이폰을 판매하려는 계획도 내놓았다.
하지만 인도정부가 현지 생산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애플의 직영매장 진출과 중고 스마트폰 판매를 승인하지 않아 번번이 계획이 무산됐다.
팀 쿡 애플 CEO는 5월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는 등 협력강화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왔다. 이번에 논의한 생산시설 설립계획도 이런 노력의 일부로 해석된다.
인도는 해외에서 생산된 스마트폰에 13.5%의 높은 관세를 매긴다. 애플이 인도에 아이폰 생산공장을 설립할 경우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인도시장 특성상 고가 스마트폰의 판매비중이 낮아 애플은 당분간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점진적으로 고가제품의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생산공장을 설립할 경우 아이폰SE 등 중저가 라인업과 중고부품을 조립해 판매하는 리퍼비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생산해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저가제품을 앞세워 굳건한 1위를 유지하며 향후 고가 스마트폰의 판매비중을 늘리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내년에 스마트폰 생산공장 증설도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시장진출을 본격화할 경우 삼성전자가 점유율 유지와 향후 판매확대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5% 안팎이지만 현지에서 아이폰을 생산할 경우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