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나 기업들이 제2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사상 처음으로 700조 원을 넘었다.
18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상호금융사,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자산운용사, 생명보험사 등 대부업체를 제외한 비은행금융기관의 올해 10월 말 기준 여신 잔액은 712조9461억 원을 기록하며 9월 말 14조9021억 원보다 2.1%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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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금융권 대출금액이 사상처음 700조 원을 돌파했다.<뉴시스> |
‘제2금융권’으로 불리는 비은행금융기관 여신이 700조 원을 넘은 것은 한국은행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3년 이후 처음이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잔액은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해 3월 처음으로 600조 원 대를 넘어선지 1년 7개월 만에 100조 원가량이 늘었고 올해 10월까지 여신증가분만 76조1618억 원에 이른다. 기존 최대 기록은 2008년의 63조3583억 원이었다.
비은행금융기관 여신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저금리 장기화와 제1금융권인 은행의 대출심사 강화가 원인으로 보인다.
제 2금융권 회사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1.25%까지 내려오면서 수익을 위해 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심사를 강화하자 은행 대신 제2금융권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금융당국은 올해 2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심사를 강화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지방에 도입했고 5월 수도권으로 확대했다.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부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비은행금융기관은 보통 저소득, 저신용층이 많이 이용하고 은행보다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며 “최근 미국금리인상 여파로 대출금리가 높아진다면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이자상환 부담이 가프르게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