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가 현대시멘트 인수전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시멘트업계의 주도권을 확실히 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올해 쌍용양회를 인수하며 시멘트업계의 강자로 우뚝 섰는데 현대시멘트까지 인수하면 선두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
|
|
▲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
15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현대시멘트 예비입찰에 참여한 한앤컴퍼니가 본입찰에도 참여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앤컴퍼니는 시멘트업계의 큰손으로 꼽힌다. 한앤컴퍼니는 2012년에 대한시멘트를 인수한데 이어 유진기업의 광양시멘트공장(현 한남시멘트)까지 인수하며 시멘트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한남시멘트는 올해 초에 시멘트업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쌍용양회까지 인수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다졌다.
업계는 한앤컴퍼니가 본입찰까지 완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본다. 시멘트사업이 전방산업인 주택경기의 호조 덕에 앞으로 2~3년간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성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 내륙사인 현대시멘트를 인수해 해안사인 쌍용양회와 함께 전국단위로 유통망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시장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앤컴퍼니가 현대시멘트를 적극적으로 인수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량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은 쌍용양회가 23.2%를 차지해 업계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성신양회(14.9%), 동양시멘트(13.9%), 한일시멘트(12.1%), 한라시멘트(12%), 현대시멘트(9.6%), 아세아시멘트(7.1%)가 그 뒤를 잇는다.
시멘트기업들의 점유율차이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누구든지 10%가량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시멘트를 인수하면 단숨에 시멘트업계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한앤컴퍼니는 시장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현대시멘트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다만 현대시멘트의 예상 매각가격이 높은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시멘트 매각가격은 현재 약 5천~6천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업계 6위 기업치고 비싼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를 인수할 때 약 8800여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쌍용양회와 현대시멘트의 점유율 차이를 감안할 때 현대시멘트의 예상 매각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한앤컴퍼니가 그동안 인수합병에 쓴 자금이 많기 때문에 이를 회수하기 위해 현대시멘트 인수에 소극적인 입장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한앤컴퍼니는 9월에 태평양시멘트로부터 쌍용양회 지분 27.9%를 4500억 원에 사들였다. 쌍용양회에 투입한 자금만 1조3천억 원이 넘는 셈이다.
한앤컴퍼니는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쌍용양회의 자회사를 매각하는 등 출구전략을 짜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현재 쌍용머티리얼 매각을 추진하고 있고 최근에는 쌍용양회의 석유사업부문을 분사하는 방안을 임시주주총회에서 결의하기도 했다. 향후 분사한 회사를 매각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