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시장이 자동차 전장화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주력분야인 메모리반도체사업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데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비메모리반도체사업에서도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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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 |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인포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자동차가 빠르게 전장화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은 차선과 신호 등을 차량 스스로 감지해 운전자의 운전을 돕는 시스템으로 실시간으로 변하는 운전상황을 분석해야 하는 만큼 고성능의 시스템반도체와 고용량의 메모리반도체를 필요로 한다.
인포테인먼트 역시 차량과 IT기술을 결합하는 만큼 반도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인포테인먼트는 오디오와 비디오, 내비게이션, 통신 등 각종 콘텐츠를 차량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 등을 뜻한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시장은 2016년 320억 달러(약 37조3천억 원)에서 2020년 433억 달러(약 50조5천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D램 수요가 크게 늘어 스마트카 한대에 탑재되는 D램 용량은 2016년 2.6GB(기가바이트)에서 2020년 27GB로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구글이 만드는 100% 자율주행자에는 100GB의 D램이 탑재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D램시장에서 50% 안팎의 매출점유율로 1위에 올라 있는 만큼 차량용 D램시장 확대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용 D램 수요가 늘어날 때도 대응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모바일 D램시장에서 60%가 넘는 점유율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SK하이닉스 등 D램시장 경쟁업체보다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점도 삼성전자의 차량용 D램사업 전망을 밝게 한다.
차량용 반도체는 자율주행 등에 사용되는 만큼 안전성이 중요한데 SK하이닉스는 아직까지 자율주행 인증을 획득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자율주행시스템에 탑재되는 차량용 D램을 엔비디아 등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용 반도체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삼성전자는 비메모리반도체사업의 경쟁력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반도체시장 규모는 대략 7대3 정도로 비메모리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로 나뉘는데 삼성전자는 그동안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만 지배력을 유지해왔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의 테슬라와 자율주행에 활용되는 시스템반도체를 설계해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자율주행분야의 선두업체로 시스템반도체의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삼성전자에 맡긴 만큼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그만큼 확대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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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만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
삼성전자는 지난해 독일 아우디와 자동차용 시스템반도체를 공동으로 개발해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설계업체인 퀄컴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점도 차량용 시스템반도체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퀄컴은 최근 자동차반도체 전문기업인 NXP를 54조 원에 인수하며 차량용 반도체사업을 강화했다. 차량용 반도체의 위탁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길 경우 삼성전자는 그만큼 매출이 늘어나게 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10나노 미세공정을 활용해 퀄컴의 차기 AP(모바일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835를 전량 위탁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할 경우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를 패키지로 묶어 고객사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삼성전자는 인포테인먼트시장의 강자인 하만과 차량용 반도체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장 부사장은 하만의 인수 뒤 사업계획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스마트카 시대가 올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하만과 기존 부품사업에서도 시너지를 내며 전장사업 1위 업체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