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박근혜 게이트에 따른 정치 불안정이 경제정책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무디스는 1일 ‘한국과 대만정부: 비교 분석-유사한 구조적 제약요인, 상이한 정책적 대응’ 보고서에서 “정치상황에 영향을 받아 경제정책의 결정이 미뤄져도 경제지표와 재정지표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박 대통령과 관련된 스캔들은 이런 전망을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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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뉴시스> |
박근혜 게이트로 촉발된 정치적 불안정이 국내 경제정책 결정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디스는 공개된 보고서 외에 내부용 보고서 원문에는 박근혜 게이트가 내수위축을 심화시킬 가능성 및 박 대통령의 하야 또는 자진사퇴, 탄핵 등 각 시나리오에 따른 전망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무디스는 “박 대통령과 관련된 스캔들을 해결하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면 새 대통령을 선출할 내년 12월까지 주요 정책입안 및 실행이 미뤄질 수 있다”며 “국회 탄핵절차에 따라 헌법재판소가 탄핵 여부를 판단하는 180일 동안에도 새로운 정책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보도자료를 만들면서 박 대통령과 관련된 내용을 제외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기재부는 “보고서 주제 자체가 한국과 대만의 경제를 비교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굳이 요약 번역본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대만보다 높은 이유로 상대적으로 견조한 거시경제 여건과 재정건정성, 제도적 우수성 등을 꼽았다.
무디스가 정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Aa2’이고 대만의 국가신용등급은 한국보다 한 단계 낮은 ‘Aa3’다.
무디스는 비슷한 경제여건에서 한국이 더 효과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있고 대만은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에 소극적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