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인도네시아 슈퍼마켓 시장에 처음 진출한다.
롯데마트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고전중이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인도네시아를 신흥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삼으려고 한다.
◆ 롯데가 인도네시아에 슈퍼 열어
롯데마트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슈퍼마켓 1호점 '끄망(Kemang) 점'을 연다고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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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에서 슈퍼사업은 롯데슈퍼에서 운영한다. 그러나 이번 인도네시아사업은 예외적으로 롯데마트가 맡았다. 롯데마트가 이미 인도네시아에 자리잡고 있는 만큼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롯데마트가 이번에 문을 여는 롯데슈퍼 ‘끄망점’은 자카르타의 이태원으로 불릴 만큼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호텔, 카페, 레스토랑 등이 밀집돼 있는 대표적 중상류층 지역의 아마리스호텔 1층에 1300㎡규모로 입점한다.
김영균 롯데마트 동남아본부장은 향후 롯데슈퍼 출점에 대해 “1호점 성공을 통해 자카르타 및 지방 대도시 주요 쇼핑몰을 대상으로 후속 출점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인도네시아에서 마트에 이어 슈퍼마켓시장까지 진출하는 이유는 인도네시아시장의 잠재력이 크고 매출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 인도네시아는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인구가 많은 데다 구매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소매시장은 2002년 이후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업계는 2017년까지 연평균 13% 가까이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본다.
한국무역협회는 인도네시아 가구의 80%가 2017년 연평균 소득 5천 달러 이상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또 2013년 기준 4500만 명에 이르는 중산층 규모도 2030년까지 3배 넘게 늘 것으로 분석했다.
◆ 롯데가 인도네시아에서는 성공하는 이유
롯데마트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실적이 감소했으나 인도네시아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마트는 2분기 중국과 베트남에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2.9%, 2.2% 떨어졌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매출은 올해 1분기에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고 2분기에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마트가 해외에서 운영하는 점포는 중국 107곳, 인도네시아 37곳, 베트남 7곳 등 총 151곳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점포운영에 따른 수익성도 높았다. 올 상반기 인도네시아의 점포당 매출은 중국의 2배였다.
롯데마트가 인도네시아에서 좋은 실적을 낸 이유는 경쟁회사가 적고 현지화 전략이 통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 유통업계가 소매업 위주로 형성됐다고 보고 먼저 도매업에 진출해 시장진입을 꾀했다.
롯데마트는 2008년 외국계 대형마트를 인수하면서 이를 소매에서 도매형태로 바꿨다.
롯데마트가 인수한 외국계 대형마트는 네덜란드계 대형마트 '마크로 인도네시아'다. 롯데마트는 당시 마크로 점포 19개를 인수했다. 현재 롯데마트의 37개 점포 중에 24개가 도매 전문 형태로 운영된다.
롯데마트는 소매업자들이 롯데마트 도매점에서 물건을 더 싼값에 구입하도록 하는 시장전략을 구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인도네시아가 중국에 비해 시장이 과열되지 않았고 롯데마트의 성장에 도움을 줬다. 인도네시아에 까르푸 같은 글로벌 유통회사가 진출해 있기는 하지만 경쟁회사가 적고 대형마트 점유율도 낮은 편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인도네시아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신 회장은 올해 초 정기 인사를 통해 조셉 분따란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도매법인장을 롯데그룹 내 첫 외국인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신 회장은 지난해 6월 롯데쇼핑 에비뉴 자카르타점 개점식에 참석하면서 인도네시아 전통의 화려한 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신흥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롯데쇼핑 에비뉴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면세점이 함께 해외에 진출한 첫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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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롯데마트 37호 점, 글로벌 259호 점인 '찌모네(Cimone)점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