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를 몰아치고 있는 통상임금 확대가 대한항공으로 불똥이 튀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통상임금 확대와 관련한 소송을 준비하는 등 통상임금 확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큰 부담을 안을 수도 있다.
|
|
|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회사를 상대로 임금청구 소송을 준비를 위해 지난 18일부터 소송에 참여할 인원을 모집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한 관계자는 “다음달까지 인원을 모집하는 데 전체 조합원 1200명 가운데 절반인 600여 명이 소송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조종사 노조의 통상임금 갈등이 법정다툼으로 이어질 경우 ‘고정성’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통상임금으로 인정받는 요건이 고정성이기 때문이다. 고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얼마나 계속적이고 정기적이었는지 하는 문제다.
업계는 취업규칙에 한 달에 25% 이상 출근시 상여금 차등지급 등 조건을 근거로 회사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법원에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종사 노조는 비행수당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비행시간을 다 채우지 못해도 75시간에 해당하는 비행수당이 지급됐던 만큼 임금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매달 비행시간이 30시간 이상이면 75시간에 해당하는 수당을 지급하고 비행시간이 30시간이 안되면 실제 비행한 시간만큼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업계는 통상임금이 확대될 경우 대한항공의 재무적 부담이 더욱 늘어나 경영정상화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
대한항공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조897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했다. 영업손실 197억 원이 발생했으나 2013년 2분기 영업손실 508억 원에 비해 손실폭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당기순이익은 3467억으로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상반기 부채비율이 약 700%에 이르는 데다 대규모 항공기 도입과 미국 월셔그랜드 호텔 재건축 등으로 돈 쓸 곳이 많다.
대한항공은 이달 초 직원들에게 500억 원 규모의 안전장려금을 줄 뜻을 비췄다가 거둬들여 불만을 사기도 했는데 이런 조처도 재무건전성 때문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480여명도 지난해 9월부터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 아시아나항공 일반 노조도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에서 아시아나항공 전직 승무원 29명이 지난 6월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낸 통상임금 확대소송에서 이긴 사례가 있다. 이 소송은 현재 2심이 진행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들 대형 항공사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조에 질 경우 저가항공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저가항공사들이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경우 경영압박을 더욱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