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5-01-23 13: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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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54년 연속 흑자에 다가서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가 비우호적 영업환경에 직면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황 사장은 기업공개(IPO)시장에서 신영증권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4건의 IPO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는데 올해도 내실 있는 기업공개 딜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서려 한다.
▲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54년 연속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올해 첫 기업공개 대상으로 반도체업체 ‘엘케이켐’의 코스닥상장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수요예측일은 2월4일부터 2월10일까지다.
총 공모주식은 100만 주로 공모가 희망범위는 1만8천~2만1천 원이다.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1350억 원가량으로 올해 1분기 코스닥시장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엘케이엠 기업공개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엘케이엠 인수수수료율을 400bp(bp=0.01%)로 업계 평균 300bp 수준보다 높게 제시했다.
엘케이켐은 이 조건을 받아들이고 신영증권에 수요예측 결과 등을 고려해 추가 성과수수료를 지급한다는 장려책도 제시했다. 이에 더해 신영증권은 엘케이엠에 45억 원을 투자해 상장 이후 추가 차익도 기대된다.
신영증권은 3D프린터 업체 링크솔루션과 엑스레이 장비업체 쎄크 등의 기업공개도 추진하고 있다. 아직 예상 공모규모와 시가총액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 증시에 입성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링크솔루션은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기술지주회사로 2015년 설립됐다. 지난해 11월8일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신용보증기금과 IBK긱업은행, 케이이룸 개인투자조합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1년 ‘3D프린팅 생활혁신융합기술개발사업’ 주관기관으로 링크솔루션을 선정하기도 했다.
쎄크는 2000년 3월 일반 목적용 기계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엑스레이 검사장비와 탁상형 주사전자현미경(Tabletop SEM) 등을 제조하고 있다.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 기술을 바탕으로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불량 검사를 하는 고속 인라인 CT장비도 개발했다.
중소형 증권사가 기업공개 딜을 따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 증권업계 평가다. 실제 지난해 기업공개 리그테이블에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초대형투자은행(IB)이 1~4위를 차지했고 외국계와 종합금융투자자가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신영증권이 지난해 M83, 에어레인, 제닉스, 한켐 등 IPO 4건을 성사시켜 IPO 리그테이블 11위에 올랐다. 중소형 증권사 존재감이 없는 IPO 리그테이블에서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와 해외 증권사가 10위 안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인 셈이다.
황성엽 사장은 IB부문장을 지낼 당시 두산밥캣 등 굵직한 딜을 따내며 신영증권을 IPO 강자 반열에 올렸다.
신영증권은 퇴직연금, 패밀리오피스 등 자산관리(WM) 부문에서 강점을 지닌 만큼 IPO 사업 규모는 크지 않지만 주관 역량은 숨은 강자다. 강소기업을 발굴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공모를 성사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영증권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기업공개를 책임진 18개 기업 가운데 16개가 공모가를 희망범위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또한 신영증권은 증시 입성 3번을 도전한 자람테크놀로지의 증시 입성을 끝까지 책임졌다.
높은 심사 승인율과 상장 당일의 인상적 주가 상승을 무기로 기업공개 딜을 꾸준히 가져오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보다 300% 오르는 ‘따따블’을 기록한 케이엔에스다.
▲ 신영증권이 54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신영증권 여의도 본사에 적힌 경영이념 '신즉근영(信則根榮)'. 믿음이 번영의 근간이 된다는 뜻이다. <신영증권>
신영증권의 '54년 흑자행진'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 1997년 IMF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적자를 보지 않은 유일한 증권사다.
원국희 명예회장의 ‘큰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욕심은 내지 않는다’는 경영방침에 따른 효과로 황 사장이 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신영증권은 3월 결산법인이다. 2024회계연도 반기 기준(4~9월) 영업이익 971억 원을 올려 전년 같은 기간(918억 원)보다 소폭 성장을 이뤘다. 중소형 증권사가 어려운 경영환경에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중소형 증권사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 부진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와 대형 증권사의 해외 주식 거래대금을 독식하면서 리테일·자산관리(WM)사업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에 더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에 충당금을 쌓아 이익체력이 빠진 상태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 및 변동성 확대 요인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위험관리를 통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경영방침을 바탕으로 다각화된 수익구조와 운용전략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1963년에 태어나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2012년 신영증권 법인영업본부 본부장을 맡았고 2015년 IB부문 부문장을 거쳐 2018년 신영증권 영업 및 경영관리총괄 부사장을 맡았다. 2020년 6월 신영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