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베트남에서 이마트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15년 12월 베트남 호찌민시에 1호점인 이마트 고밥점을 열었으나 2호점은 감감 무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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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경쟁업체들이 베트남 공략을 확대하고 있어 이마트가 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는 베트남 2호점 출점을 놓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호찌민공항 부근 떤푸지역 부지 매입을 진행하고 있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2호점 출점 일정이 잡힌 것은 없다”며 “2017년 안에 2호점 개점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지매입이 올해 마무리된다고 해도 착공해서 매장을 열기까지 약 1년이 필요한 만큼 현실적으로도 내년에도 2호점 개점은 어렵다.
이마트는 9월 2020년까지 호찌민시에 대형마트뿐 아니라 슈퍼마켓 등 다양한 형태의 상업시설 등 모두 2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베트남에서 사업확대에 의지를 보였으나 정작 출점에는 소극적이다.
이마트가 2호점 개점을 머뭇거리는 사이 경쟁업체인 롯데마트는 베트남에서 빠르게 매장을 늘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8년 베트남에 진출해 호찌민과 하노이 등 주요 도시에 1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15년 10월에 11호점, 올해 4월에 12호점, 7월에 13호점을 개점하며 1년도 채 되지 않아 3개 매장을 잇달아 개점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베트남에 관심이 높기는 하지만 중국에서 실패가 뼈아팠던 만큼 베트남 매장 확대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베트남시장 확대에 경쟁사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출점에 좀 더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중국사업 확대를 추진하며 공격적으로 이마트 매장을 확대했다가 적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매장을 대폭 축소했다.
이마트는 베트남 출점에 신중한 것은 맞지만 출점이 더디다고는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마트 관계자는 “언제까지 몇호점을 개점하겠다는 계획으로 베트남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며 “고밥점을 연지 이제 1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1호점 안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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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2월 개점한 이마트 베트남 1호점 고밥점. |
이 관계자는 “1호점이 완전히 안착하면 이 경험을 바탕으로 2호점 출점 계획도 구체적으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고밥점은 구체적인 실적을 밝힐 수는 없지만 목표치의 120%를 달성해 제대로 자리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애초 베트남에서 기반을 잡으면 동남아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정 부회장은 “베트남에서 성공하면 이를 바탕으로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국가에 진출할 것”이라며 “베트남 주변 4개국에 대한 시장조사는 이미 마쳤다”고 말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중산층이 신흥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대형마트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베트남의 유통업태별 비중은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재래시장이 80%를 차지했다. 마트·슈퍼(3.1%)와 백화점(1.5%)이 차지하는 비중은 5%가 채 넘지 않는다. 앞으로 경제성장과 함께 대형마트의 비중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