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노조에게 올해 안에 임금과 단체협상을 마무리할 것을 호소하고 있지만 올해 안에 타결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이 임단협 교섭을 시작한 지 6개월여 만에 제시안을 내놓았으나 노조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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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왼쪽) 현대중공업 사장과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
현대중공업은 24일 사내소식지를 통해 “올해 임단협 마무리에 적극 나서주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며 “수주가 회복되고 압도적인 경쟁력 우위에 올라서면 충분하게 보상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23일 열린 58차 교섭에서 기본급 동결이 포함된 제시안을 내놓았다. 단체협약부문에는 신규채용시 종업원 자녀 우대조항과 정년퇴직자 자녀 우선채용조항을 삭제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노조는 회사의 제시안에 즉각 반발했다. 노조는 “검토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조합원을 기만하는 제시안”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5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23일까지 60차례 가까이 교섭을 벌였다.
6개월의 진통 끝에 회사가 처음 내놓은 제시안이지만 노조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해 임단협 마무리까지 갈 길이 멀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구조조정 중단이 빠진 제시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교섭 초반부터 인력감축과 분사 등 구조조정 계획을 철회하라고 계속 주장해왔다. 그러나 회사가 협상테이블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노사는 평행선만 달려왔다.
특히 회사가 이번 제시안에 지각과 조퇴시 해당시간만큼 기본급을 깎는다는 조항을 담는 등 사실상 비용절감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더욱 확대할 조짐을 보이면서 노조가 더욱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경영진은 1만5천 명에 이르는 조합원이 받아들일 수 없는 제시안을 철회하고 구조조정 중단을 포함한 제대로 된 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안에 임단협이 타결되지 못하면 회사의 정상화작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임단협 타결에 협조해 줄 것을 노조에게 공개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1월 초 사내소식지를 통해 임단협 타결이 자꾸 미뤄지면 유동성 악화도 심화되고 정부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년퇴직자 644명이 임금손실을 입게 된다고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노조는 구조조정에 맞서 25일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15일과 16일, 23일에도 부분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앞으로 금속노조 재가입 추진에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최근 12년 만의 민주노총 재가입을 공식화했다. 노조는 12월에 전체 조합원 1만5천여 명을 대상으로 산별노조 전환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