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삼성생명에 자사주를 팔면서 매각설도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초대형 투자금융(IB)회사로 입지를 다질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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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
원재웅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5일 “삼성생명이 삼성증권에서 보유했던 자사주 10.94%를 매입하면서 삼성증권 매각설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증권이 초대형 증권사로 다시 도약할 준비가 시작됐다”고 내다봤다.
삼성증권 주가는 최근 다른 증권사의 주가보다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렀는데 매각설이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원 연구원은 진단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이 삼성증권의 자사주를 사들여 보유한 지분율을 30.1%까지 끌어올린 만큼 삼성증권은 삼성그룹 계열사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생명은 삼성증권의 자사주를 2900억 원을 주고 사들였는데 이 인수대금이 2017년 2월 회계에 반영되면 삼성증권의 자기자본도 3조8천억 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삼성증권이 매년 벌어들인 순이익 가운데 이익잉여로 남는 금액까지 감안하면 이르면 2017년 말에 자기자본 4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원 연구원은 “삼성증권이 자기자본 4조 원을 넘어서면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고액자산가를 보유한 만큼 자산관리(WM)와 투자금융업무 양쪽에서 수혜를 볼 수 있다”며 “삼성생명의 증권자회사로서도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초대형 투자금융회사 육성방안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을 보유한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 한도 안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며 외국환거래도 허용된다.
다만 삼성증권이 증가한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영업수익을 늘릴 방안을 빨리 찾아야 증권사의 수익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최근 주식위탁매매나 금융상품 판매의 영업력이 위축되고 경쟁에서 우위도 약화되고 있다”며 “자기자본이 늘면서 리스크를 회피하는 기존의 자본운용 성향을 바꿔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