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의 태양광사업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에너지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실제로 타격을 입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화케미칼은 도널드 존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태양광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가가 사흘 동안 14% 이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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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 |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11일 “트럼프가 화석연료를 선호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석탄발전 확대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성장성과 지속성 측면에서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경제성과 성장성을 갖춘 정책을 펼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가 선거운동 기간에 내세웠던 공약을 실제 지킬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보는 셈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보조금 및 세제감면 등의 혜택을 줄이고 석유와 석탄 등 전통적인 에너지산업을 더욱 육성하겠다고 밝혀왔다.
김 연구원은 “미국대선 이후에 호주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정을 비준했다”며 “1세기 동안 지속될 국제협정에서 트럼프가 2백여 개 국가와 대립하기보다는 타협을 선택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파악했다.
미국정부가 지난해 말 태양광 세액공제 프로그램(ITC)을 5년 동안 연장한 점도 태양광사업의 위축을 쉽게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ITC는 신재생에너지를 설치하는 사업주에게 면세혜택을 주는 제도다. 미국정부는 당초 올해 말까지 예정돼 있던 ITC를 2022년 1월까지로 연장했다.
한화케미칼의 태양광사업은 트럼프 당선과 무관하게 단기적으로는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과 미국에서 수요가 줄며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화케미칼의 기초소재(화학)사업이 태양광사업의 부진을 충분히 만회할 것으로 파악된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태양광사업은 중국 수요 약세와 미국 수요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실적이 반등할 계기가 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태양광사업의 실적이 둔화되더라도 9월 이후 개선된 PVC(폴리염화비닐), LDPE(저밀도폴리에틸렌), 가성소다 등 주요 화학 제품군의 시황개선 속도가 훨씬 빠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PVC는 한화케미칼의 주력제품 가운데 하나로 인프라 투자와 건자재에 사용되는 합성수지다.
PVC 생산방식은 석탄에서 원료를 추출하는 카바이드공법과 원유에서 추출한 에틸렌 기반의 에틸렌공법으로 나뉘는데 중국 기업들은 카바이드공법을 사용하는 반면에 한화케미칼은 에틸렌공법을 사용한다.
최근 석탄가격이 급등하면서 석탄 기반의 중국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저유가로 한화케미칼 같은 석유 기반 PVC 기업들의 원가경쟁력은 높아졌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PVC가 4분기와 2017년 실적 증가를 주도할 것”이라며 “석탄가격은 중국정부의 과잉산업 구조조정 3개년 정책, 트럼프 당선에 따른 화석연료 사용 증가로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