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주택 거래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잠정지수는 –0.47%를 기록했다.
▲ 서울 시내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
이는 올해 1월부터 이어진 8개월 동안의 상승세를 멈추고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또한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계약일 기준으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20년 7월 이래 3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8987건을 기록했다.
그러나 8월에는 6288건으로 줄었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상 때문에 아파트 거래가 줄어든 것이다.
9월은 신고일이 10일밖에 남지 않은 10월20일 기준으로 2730건이다. 10월의 3분의 2가 지난 10월20일까지의 아파트 거래 신고 수도 722건뿐이다.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선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금융당국과 시중은행이 가계부채 폭증을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관리에 적극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은 1주택 이상 보유자에 조건부 주택담보대출을 막는 강력한 규제책을 내걸었다.
한국부동산원 측은 지난 17일 서울 아파트 시장과 관련해 “가격급등과 관련한 피로감과 대출규제 영향 등으로 전반적 매수심리 위축되고,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지만, 시중은행이 가계 부채 관리를 이유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더욱 높이는 등 대출 조건을 강화하며 매수심리는 더 얼어붙고 있다.
매수심리가 얼어붙고 거래가 줄어들면서 매물은 더 늘어나고 있다.
2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모두 합쳐 8만6934건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된 11일 8만5019건보다 2.2% 증가했다. 이는 전국 시도 가운데 매물 증가 폭이 가장 큰 것이다.
대출 관련 문턱이 높아지면서 전세 계약이 무산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전세 시장도 시중은행의 대출 조건 강화의 영향을 받는다.
아실에 따르면 20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4만9099건으로 15일 전보다 11.9%나 증가하는 등 얼어붙은 시장 때문에 전세 매물도 쌓이고 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