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4-09-30 16: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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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엔씨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TL)'가 해외에서 반전을 노린다.
초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정식 서비스에 앞선 앞서해보기(얼리 액세스)에서 예상보다 높은 동접자 수를 기록하면서 흥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연이은 신작 흥행 실패로 궁지에 몰린 엔씨소프트가 TL 해외 흥행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엔씨소프트와 아마존게임즈는 10월1일 쓰론 앤 리버티(TL)의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다.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와 아마존게임즈는 10월1일부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TL의 정식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 26일에는 글로벌 버전의 앞서 해보기에 돌입했다.
30일 기준 통계 사이트 스팀DB에 따르면 'TL'의 앞서 해보기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5만6910명이다. 정식 출시 전 유료 앞서 해보기 팩을 구매한 이용자들만 집계한 점을 고려하면 10월1일 정식 출시 이후 이용자 수가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글로벌 스팀 매출 순위에서 지난 27일 출시된 축구게임 ‘EA스포츠 FC25’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과 호주에서 매출 1위, 독일·이탈리아·프랑스·캐나다 등에선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승호 상상인 연구원은 "TL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확연히 높은 성적 기록 중"이라며 "얼리액세스 20개 서버 출시 이후 정식 서비스 시작 때 20개 서버를 더 열 것으로 추정되며, 서버당 5천~1만 명 수준 용량을 잡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40만 명 수준의 동시 접속자 수를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TL은 지난해 말 국내에서 먼저 PC 버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엔씨소프트는 이후 약 10개월 만에 해외로 정식 서비스를 확장한다.
앞서 TL의 국내 성적은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초기 동시접속자 수는 5만 명을 넘었지만, 이용자 수가 빠르게 줄면서 반년 동안 두 차례의 서버 통합을 해야 했다.
출시 당시 21개 서버였던 서버를 10개로 조정한 데 이어 최근엔 5개로 합쳤다. 다른 흥행 지표인 PC방 점유율도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해외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올해 초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TL은 콘텐츠 난이도 조절, 조작 편의성 PvE(이용자 대 환경) 콘텐츠 밸런스 문제 등 문제로 국내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해외에서 TL이 새로운 실적과 지표를 창출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국내 이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콘텐츠, 기술적 문제점 등 여러 업데이트가 진행된 버전이 출시되면서, 해외 버전에서 나쁘지 않은 초기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배틀패스 프리미엄’과 ‘프리미엄 성장일지’ 등 유료 아이템을 게임 재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하면서, 비즈니스 모델(BM)을 이용자 친화적으로 바꾼 점도 호평을 받고 있다.
▲ TL은 엔씨소프트가 개발에 7년을 투자한 야심작이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TL의 글로벌 서비스 흥행이 절실한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리니지라이크'에서 벗어나 '배틀크러쉬', '호연'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고 있지만, 흥행이나 재무적 성과로는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분기엔 겨우 적자를 피했고, 3분기에는 호연의 부진으로 시장의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내년 아이온2, LLL 등 기대작 출시를 앞두고 단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작품은 TL 해외 서비스가 거의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
TL은 개발에만 7년이란 시간이 들어간 회사의 야심작인 만큼 국내의 부진한 성과를 해외에서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엔씨소프트와 아마존게임즈는 출시를 전후로 대대적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흥행에 기대감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