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의 전자계열사들이 차량용 전장부품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아직은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해 성장동력으로 온전히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LG그룹 전자계열사, 전장부품사업 외형확대 중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LG전자 LG이노텍 등 LG그룹의 주요 전자계열사는 IT하드웨어산업의 변화를 예상하고 차량용 전장부품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LG그룹 차량용 전장부품사업의 존재감이 서서히 입증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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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 사장. |
LG전자는 일찌감치 차량용 전장부품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차량용 무선 네트워크 통신기술인 ‘텔레매틱스’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차량과 무선통신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으로 차량대차량(V2V)은 물론 차량대보행자(V2P), 차량대인프라(V2I) 등 차량과 모든 것(V2X)을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LG전자가 개발한 LTE 기반 차량대차량통신기술은 10월 글로벌표준규격이 됐고 현재 인텔과 협력해 5세대 이동통신 기반 텔레매틱스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LG전자는 글로벌 텔레매틱스시장에서 매출점유율 30%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며 “5세대 이동통신 텔레매틱스 시대에 맞춰 LG전자는 앞선 기술력과 확고한 고객기반을 바탕으로 시장지배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가 올 하반기부터 GM의 순수전기차(EV) 볼트(Bolt)에 구동모터, 인버터, 배터리팩 등 핵심부품 11개를 공급하는 점도 전장부품사업의 전망을 밝게 한다.
연말 출시 예정인 GM 볼트가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LG전자는 전기차시장에서 전장부품의 경쟁력을 그만큼 인정받게 된다.
LG전자에서 차량용 전장사업 등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는 2016년 매출 2조7천억 원, 2017년 매출 3조5천억 원, 2018년 매출 4조6천억 원을 내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매출에서 VC사업본부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4.9%에서 2018년 8.3%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LG이노텍은 모터, 센서 등을 중심으로 통신모듈, 카메라모듈, LED램프 등으로 제품군을 다각화하며 수주를 늘리고 있어 이미 차량용 전장부품사업에서 일정 수준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량용 전장부품사업에서 올해 목표로 세워놓은 신규수주 3조 원을 무난히 달성하며 올해 매출 7976억 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매출에서 차량용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자동차와 부품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며 전장부품사업을 키워갈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계기판, 센터스택디스플레이 등 차량용패널을 LG전자, 현대차, 기아차, 파나소닉, 콘티넨탈 등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까지 차량용패널사업에서 매출 2조 원, 차량용 패널의 매출비중 10%를 목표로 세우고 있다.
◆ 수익성 확보 시기 앞당겨야
LG그룹은 전자사업에서 맏형 격인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차량용 전장부품사업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전장부품사업에서 빠른 시장진출과 수직계열화를 통한 시너지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장동력에 걸맞은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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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왼쪽)과 박종석 LG이노텍 사장. |
LG전자는 2013년 7월 전장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VC사업본부를 출범한 뒤 많은 투자를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미흡하다. VC사업본부는 지난해 소폭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해 소폭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은 전장부품사업에서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1%대에 그쳐 만족할 만한 수익성을 달성했다고 보기 어렵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과 모바일용과 비교해 봤을 때 차량용패널의 매출비중이 너무 적어 평가에 무리가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VC사업본부는 출범 이후 매년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아직 사업초기 단계로 수익성보다 외형확대에 주목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VC사업본부에 매년 3~4천억 원 가량을 투자하고 있다. VC사업본부는 이를 통해 매출확대와 동시에 직원규모가 지난해 1분기 2300명에서 올해 상반기 3800명으로 늘어나는 등 외형도 커졌다.
LG전자는 앞으로도 매년 감내할 수 있는 예상 가능한 수준에서 VC사업본부에 대한 투자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VC사업본부는 차량용 전장부품사업에서 제품군 확대, 국내외 거래처 다변화 등 성장을 위한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며 “2017년부터 차량용 전장부품의 성장세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그룹이 차량용 전장부품사업에서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도 사업전망을 밝게 한다.
LG전자는 올 10월부터 중국 난징에서 차량용 전장부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중국 난징에는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이 이미 생산시설을 갖추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은 ‘신성장사업추진단’을 통해 그룹차원에서 차량용 전장부품사업을 챙기고 있다”며 “구본준 부회장이 9월부터 직접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이끌고 있는 만큼 차량용 전장부품사업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