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을 바라보는 은행들의 시각이 달라졌다.
조선회사들의 자구노력이 본격화하면서 추가부실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고 있는 데다 업황회복에 대한 기대가 조금씩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들은 지금까지 태도를 바꿔 자발적으로 조선업에 대한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다.
6일 조선업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4일 신한은행으로부터 유조선 2척의 선수금환급보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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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
선수금환급보증은 조선사가 주문받은 선박을 인도하지 못할 경우 은행이 발주처에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는 보증으로 수주계약의 최종단계로 꼽힌다.
특히 신한은행이 자발적으로 선수금환급보증에 나서면서 조선업에 대한 은행권의 달라진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자구계획안을 세웠지만 선수금환급보증을 해줄 은행이 나타나지 않아 수주계약 체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은행들은 지난 8월 순번을 정해 선수금환급보증을 분담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에 신한은행이 분담순서에 상관없이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도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유조선 3척에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했다.
삼성중공업이 국책은행이 아닌 시중은행에서 선수금환급보증을 받은 것은 올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 달 전만해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조차 선수금환급보증을 받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은행들의 태도변화는 국내 조선사의 자구계획 이행이 본격화하면서 조선사의 추가부실에 대한 은행권의 우려가 크게 해소된 데다 업황회복 시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