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가운데)이 7월22일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기자들에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신흥 기술기업들이 친인척 을 경영에 끌어들이거나 문어발식 확장을 하는 모습이 기존 재벌기업과 차별화하지 못했다는 해외 언론의 비판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각) 이코노미스트는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구속은 한국의 기술 거물 기업들이 재벌 또는 가족 소유 대기업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닮아가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라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23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카카오가 2023년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는데 김 위원장이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이를 승인했다는 혐의다.
이러한 행태가 다른 재벌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일단 김 위원장은 11일 열린 첫 공판에서 이와 같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도 주가조작을 비롯한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다”라며 재벌 총수와 기술기업 창업주를 동일선상에 세웠다.
김 의장이 배우자나 친동생을 사실상 카카오 계열사 성격이었던 회사에 임원으로 앉혔던 점도 재벌이 가족기업을 꾸리는 점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는 김 의장이 지분 100%를 들고 있던 케이큐브홀딩스를 언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에는 김 의장의 두 자녀도 재직한 적이 있다. 카카오가 기술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지배구조는 과거 재벌 가문이 통치하던 대기업과 닮아 있다는 점을 꼬집은 셈이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이코노미스트를 통해 “봉건제도와도 같다”라고 비유했다.
카카오가 2010년 창립 이후 120개 이상 계열사를 꾸렸던 점도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과 같은 전철을 밟는 모습으로 소개됐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정부가 유죄 판결을 받은 재벌 총수에 사면 결정을 내리는 관행이 일반적이라고 덧붙이며 김 위원장에도 이러한 관행이 되풀이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