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SK텔레콤의 분할을 뼈대로 하는 지배구조개편을 이른 시일 안에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일 “인적분할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막겠다는 법안이 발의된 점을 감안하면 SK그룹이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진중하게 검토할 수 있다”며 “SK텔레콤을 분할해 지주회사 SK에 합병하는 시나리오가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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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 |
10월 중순 열린 SK그룹의 CEO세미나에서 중간지주회사체제 확대가 논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개편을 실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적분할을 할 때 보유한 자사주의 분할 신주를 배정하는 것을 막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7월 발의했다. SK그룹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지구조개편이 제한을 받기 때문에 지배구조개편을 서두를 수도 있다.
SK텔레콤을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투자부문을 SK에 합병하고 SK하이닉스를 SK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시나리오가 실현 가능성이 높은 방안으로 꼽힌다.
오 연구원은 “SK는 이 방안이 실현되면 SK텔레콤 지분율을 높여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고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삼으면서 인수합병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고 파악했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 계열사 가운데 손꼽히는 규모를 갖췄지만 손자회사라는 점 때문에 그룹에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의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면서 그룹에서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지주회사의 손자회사이기 때문에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하려면 현행법상 인수하는 기업의 지분 100%를 확보해야 한다.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하기 어려운 조건을 안고 있는 셈이다.
오 연구원은 “SK는 SK텔레콤의 지분율을 높이면 그만큼 배당도 많아진다”며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삼으면 배당도 직접 받게 돼 현금흐름이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