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웹젠이 신작 개발과 외부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수익성이 낮은 게임 서비스를 잇달아 종료하고 있다.
최근 실적이 악화하고 신작 출시와 외부 투자에 따른 비용이 증가하면서 경영 효율화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기존 게임 서비스 중단에 이용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 웹젠이 최근 서비스 종료를 예고한 (왼쪽부터) '라그나돌', '어둠의실력자가되고싶어서', '뮤오리진'의 게임 이미지. <웹젠> |
26일 게임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웹젠이 최근 기존 3종의 게임 서비스를 잇달아 중단키로 하면서, 기존 게임 이용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7월26일 서브컬처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라그나돌’의 국내 서비스를 오는 9월30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8월13일에는 9년 동안 서비스 했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뮤오리진’ 서비스를 오는 10월15일 종료한다고 밝혔다.
또 8월22일엔 서브컬처 수집형 RPG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를 서비스 1년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오는 10월17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대해 이용자들은 회사가 게임 서비스를 계속할 것처럼 업데이트를 한 뒤, 돌연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하는 소비자 기만 행위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 종료키로 한 3종의 게임 모두 서비스 종료가 발표되기 전날, 새로운 상품 판매나 신규 게임 이벤트를 알리는 내용의 공지사항이 게재됐다.
서비스 종료 시점을 미리 공개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게임 아이템 환불 방침을 정한 것도 부당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뮤오리진’ 이용자들은 갑작스런 서비스 종료 부당성을 비판하며 지난 23일 공식 카페에 성명문을 올렸다. 또 소비자원 분쟁조정위원회에 소비자 기만행위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는 공정거래법 위반 조사 진정서도 제출했다.
이용자 측은 “회사는 서비스 종료 결정 시점과 환불 가능 일자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뒤 게임 아이템을 판매했다면 고의적 편취 또는 사기성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의 잇단 게임 서비스 종료는 신작 흥행 효과가 감소하며 영업이익이 갈수록 줄어든 영향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올 2분기 영업이익 11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는 0.4%, 올해 1분기보다는 34%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MMORPG ‘뮤모나크’의 흥행 효과가 떨어지며 실적이 하락세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자체 신작 개발과 외부 개발사 투자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내년과 내후년 출시를 목표로 수집형 RPG ‘테르비스’와 MMORPG ‘프로젝트에스’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올 1월부터 ‘하운드13’에 300억 원, 3월에는 '파나나스튜디오'에 50억 원, 7월에는 '블랙앵커스튜디오'에 10억 원, 8월에는 '던라이크'에 60억 원을 투자하는 등 외부 투자도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 기업에서 서비스해온 게임을 종료하는 건 회사의 다른 게임 이용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9년 동안 장기 서비스를 이어온 뮤오리진이 종료되는 것은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게임 서비스 종료로 이용자에 불편을 드리게 돼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투명하고 공정하게 서비스 종료에 따른 이용자 보상을 시행하고, 더 나은 게임 서비스를 제공토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