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해외수주 부진을 시급히 탈출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중흠 사장은 현재 삼성그룹 계열사의 발주로 일감을 확보하고 있지만 해외사업에서 수주를 회복하는데도 힘써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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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28일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까지 그룹공사를 제외한 해외수주가 부진한 상황”이라며 “삼성그룹 계열사로부터 일감을 확보하는 것은 삼성엔지니어링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성장동력이 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신규수주가 3조810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신규수주 규모가 20.1% 늘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파고 들면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올해 신규로 수주한 공사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로부터 수주한 공사가 모두 3조2천억 원 규모에 이른다. 전체 신규수주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4%가 넘어 계열사에 수주를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조 연구원은 “그룹공사 물량이 증가해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이 안정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런 그룹공사 수주가 매년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수주에서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다. 올해 베트남에서 658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 외에는 해외에서 수주물량이 전혀 없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은 9월 초에 카자흐스탄에서 진행하고 있던 대규모 화력발전소 프로젝트의 계약을 해지했다. 이 공사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삼성물산과 함께 추진하던 사업이었는데 카자흐스탄 정부가 사업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수주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삼성엔지니어링은 수주잔고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3분기 말 기준으로 수주잔고는 9조7175억 원인데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16%가량 줄었다. 특히 해외부문의 수주잔고는 6조8천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36.7% 급감했다.
조 연구원은 “현재 저유가 탓에 중동지역의 발주상황이 열악하다”며 “수주잔고가 다시 늘어날 수 있는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엔지니어링이 그룹공사로 신규수주를 계속 의존할 수는 없다”며 “기업가치가 재평가되기 위해서라도 적당한 규모의 해외수주를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베트남 롱손 정유(5억 달러), 아랍에미리트(UAE) 제벨알리 정유(9억 달러) 등을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