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카카오는 2분기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늘어난 2조49억 원을 매출로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 늘어난 1340억 원을 기록했다. 주력인 플랫폼 사업 부문이 비교적 선방하면서 성장흐름을 보였다.
다만 시장의 관심은 분기 실적 호조보다는 비핵심 사업의 매각이나 합병 등 경영효율화 방안에 쏠린다.
최근 창업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 기소 등 카카오 그룹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카카오 그룹은 강도 높은 경영쇄신을 요구받고 있다.
이날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정 대표는 “먼저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대외적 환경을 두고 주주 여러분의 우려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카카오 그룹이 경영쇄신과 인공지능(AI) 혁신에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상황에 처해 안타깝다”며 말문을 열었다.
지난 1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재무성과 발표로 서두를 뗐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공교롭게 같은 날 검찰이 김범수 카카오 위원장을 구속 기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종을 지휘한 것으로 봤으며, 조직적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봤다.
김 위원장을 비롯해 홍은택 카카오 전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등도 재판에 넘겨지면서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가 정 대표를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상황에서 계열사 정리에 속도를 낼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날 정 대표는 카카오 미래 성장의 핵심을 ‘카카오톡’과 ‘AI전략’으로 정의했다.
2분기 실적을 구체적으로 보면 ‘카카오톡’을 비롯한 핵심 플랫폼 사업부문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플랫폼 부문은 매출 9553억 원을 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가량 늘었다. 카카오톡을 통해 광고·커머스 사업을 맡는 톡비즈 부문도 같은 기간 7% 증가한 513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정 대표는 “하반기부터는 전사적 자원을 카카오톡 ‘톡비즈’ 성장 재가속과 AI를 통한 새로운 혁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검찰은 8일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을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지난 7월22일 김 위원장(오른쪽)이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비핵심 부문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효율화 작업이 예고됐다.
정 대표는 “카카오톡 플랫폼 혹은 AI와 사업적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비핵심으로 정의하고, 하반기 중 해당 사업에 대한 효율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비용 집행에서 효율화 가능성을 적극 탐색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주춤한 콘텐츠 사업 부문에서 자회사 매각 등 교통정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콘텐츠 부문은 2분기 매출 1050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0.4% 소폭 줄어드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웹툰, 웹소설 등 ‘스토리’ 부문 매출이 7% 가량, 게임 부문이 13% 가량 줄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VX(골프 예약),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을 매각 후보군으로 거론하고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 지분의 강제매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검토하고 있는 방안이 구체화되면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