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2024-08-06 0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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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증시 급락의 원인으로 꼽히는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보다 엔화 강세 전환에 따른 유동성 충격을 경계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공격적 금리인하 기대감이 달러 약세, 즉 엔화 강세로 이어질 위험이 잠재해 있다”며 “금융시장 안정과 관련해 엔화 흐름을 좀 더 주시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 미국이 경기침체에 들어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
최근 나타난 글로벌 증시 폭락의 주요 원인으로도 엔화 강세 전환을 꼽았다.
박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엔화 초강세에 따른 유동성 충격(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증시 급락의 중심에 있다고 판단한다”며 “여타 증시에 비해 일본 증시가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한 배경에는 엔화 초강세 영향이 컸고 그 여파가 글로벌 증시에 큰 악영향을 미쳤다”고 바라봤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일본의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린 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해외의 자산을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 엔 캐리 트레이드 매력도가 낮아지면서 글로벌 증시에 투자된 자금이 이탈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엔화발 유동성 충격을 더욱 키울 수 있는 엔화 추가 강세 가능성을 놓고는 제한적으로 판단됐다.
박 연구원은 “주가 급락이 일본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방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본정부와 일본은행이 더 이상 엔화 강세를 용인하지 않을 여지가 크다”며 “엔화의 추가 강세는 일단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증시 폭락의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는 현실 가능성이 낮다고 바라봤다.
앞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기대치를 밑돌며 경기침체 우려를 키웠지만 7월 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가 51.4로 확장세를 나타내며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업황 확장세와 위축세를 판단한다.
박 연구원은 “앞으로도 미국 경기침체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당장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진입에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며 “고용지표와 미국 실물지표(소비 및 투자 그리고 생산)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