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드업계 ‘디펜딩 챔피언’ 신한카드가 올해 상반기에도 순이익 1위 자리를 지켜냈다.
다만 2위 삼성카드가 꾸준히 순이익 격차를 좁히며 위협하고 있는 만큼 신한카드의 다음 수에 관심이 쏠린다.
▲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신한카드의 업계 지위를 굳히기 위해 다양한 업권과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점차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카드 본업을 넘어 확장과 연결에서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26일 신한금융지주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3793억 원을 내며 실적발표를 마친 5개 카드사(신한·삼성·KB·우리·하나)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007년 통합신한카드로 출범한 뒤 유지해온 ‘부동의 1위’ 타이틀을 다시 한 번 지켜낸 것이다.
다만 신한카드가 차지하고 있는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불안한 시선도 나오고 있다. 2위 삼성카드와 격차가 좁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양사의 순이익 차이는 165억 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263억 원에서 100억 원 가까이 더 줄었다.
이전에는 그 차이가 더욱 컸다. 2022년 968억 원, 2021년 850억 원, 2020년 799억 원 등이다.
특히 삼성카드의 성장세가 신한카드보다 가파르다는 점에서 앞으로 결과는 점점 더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0년과 2024년을 비교해 최근 5년 사이 순이익 증가폭을 보면 신한카드는 25.4%, 삼성카드는 63.0% 성장했다.
문 사장이 디펜딩 챔피언 자리를 지키려면 신한카드의 성장성 확대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신한카드가 경쟁 카드사와 초격차를 벌리고 앞으로도 업계 선두의 위상을 지니기 위해 문 사장이 선택한 키워드는 연결과 확장으로 요약된다.
문 사장은 7월 초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하반기에는 연결과 확장을 통한 성과 창출에 집중하겠다”며 “단순한 연결을 넘어 의미 있는 연결을 이뤄내기 위해 그룹사 및 제휴사와 업의 경계를 넘어 협업을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7월19일 '2024년 하반기 사업전략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신한카드> |
카드업계 본업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외부 협력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문 사장은 ‘연결’의 시작으로 은행과 함께 내놓은 ‘쏠트래블 체크카드’를 꼽았는데 협업 강화를 위해 신한은행에 신설된 ‘체크카드솔루션실’에 신한카드 직원을 보내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금융권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권과 ‘확장’에도 공들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협업에 나서며 전통금융사 계열인 신한카드가 부족할 수 있는 미래세대로 잠재고객층을 확장한 것은 물론 글로벌 기업인 네스프레소의 제휴카드도 선보였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첫 손을 잡은 곳도 신한카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달 말까지 신한카드와 ‘페이데이’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국내 카드업계 최초로 외항사 제휴카드인 ‘싱가포르항공 크리스플라이어 더 베스트 신한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대표 호텔인 마리나베이샌즈와 제휴 서비스는 문 사장이 직접 제안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문 사장은 2007년 통합 신한카드 출범 이후 첫 내부 출신 사장으로 카드업계는 물론 신한카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 1월 신한카드 사장에 올라 임기는 올해 말 까지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