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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선구자' CJ바이오사이언스 방향 전환, 윤상배 '미래'보다 '생존'에 방점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6-05-13 14: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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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윤상배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가 미래보다 생존으로 회사의 방향을 틀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생태계)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1세대 마이크로바이옴' 회사로 꼽히는데 이와 관련한 신약 임상을 중단한 것은 불확실한 미래에 베팅하기보다 생존 가능한 사업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바이옴 선구자' CJ바이오사이언스 방향 전환, 윤상배 '미래'보다 '생존'에 방점
▲ CJ바이오사이언스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을 자진 중단했다. 사진은 윤상배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13일 CJ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회사는 기술수출에만 의존하던 수익 창출 구조에서 벗어나 헬스앤웰니스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기존에는 라이선스아웃(기술수출)이 유일한 수익 창출 경로처럼 받아들여졌지만 (회사는) 기술수출 이외에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후보물질 재조정을 통해 비용을 효율화하고 헬스앤웰니스 사업을 강화해 현금흐름과 재무구조를 개선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12일 공시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승인받아 진행하던 CJRB-101 임상 1/2상을 조기 종료하고 자진취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임상 1상 진행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와 개발 경과, 사업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임상 1상 종료 이후 임상 2상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CJRB-101은 비소세포폐암, 두경부 편평세포암종,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관문억제제 펨브롤리주맙과 병용해 안전성과 예비적 유효성을 평가하는 후보물질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회사로서 내세워온 핵심 임상 파이프라인이자 보유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선 물질이었다.

CJ바이오사이언스가 그동안 CJRB-101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해 온 만큼 이번 임상 중단은 단순한 파이프라인 조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전신인 천랩 시절부터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의 1세대 기업으로 여겨져 왔다. 천랩은 2009년 설립 이후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와 정밀 분류 플랫폼,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 등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2019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천랩을 인수하며 레드바이오 사업 진출의 핵심 발판으로 삼았다. 레드바이오는 의약과 제약, 보건 의료 분야에 생명공학 기술을 응용하여 질병을 치료, 진단, 예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하지만 앞선 임상 후보물질이 중단된 만큼 당장의 사업 방향은 연구개발보다 수익화 가능성이 높은 헬스앤웰니스 영역으로 기울 수밖에 없어 보인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헬스앤웰니스 사업은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서비스 등을 포함하고 있다.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기반으로 유의미한 균주를 개발해 CJ그룹 계열사와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윤상배 대표가 CJ제일제당의 건강기능식품 자회사 CJ웰케어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CJ바이오사이언스가 앞으로 건강기능식품 쪽으로 보폭을 넓히는 그림도 불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CJ바이오사이언스가 신약개발보다 웰니스 사업에 무게를 두는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적자가 자리잡고 있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CJ제일제당에 인수된 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을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로 2022년부터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인 2022년 영업손실은 332억 원이었는데 2023년 321억 원, 2024년 342억 원, 2025년 248억 원으로 적자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선구자' CJ바이오사이언스 방향 전환, 윤상배 '미래'보다 '생존'에 방점
▲ CJ바이오사이언스가 2025년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CJ바이오사이언스 홈페이지 이미지. < CJ바이오사이언스>

CJ바이오사이언스 행보의 변화는 CJ그룹 차원의 CJ그룹 차원의 바이오사업 재정비 기조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CJ그룹 바이오사업의 또 다른 축인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도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 진출을 위해 네덜란드 바타비아바이오사이언스 지분 75.8%를 약 2677억 원에 인수했다. 올해 2월에는 잔여 지분 24.2%를 추가 매입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2025년 사업보고서에서 바타비아와 관련한 영업권·유형자산·사용권자산 등에 대해 약 3600억 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사실상 바타비아에 유의미한 현금 흐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바타비아에 파견된 인원이 철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산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윤상배 대표 입장에서는 CJ바이오사이언스의 핵심 임상 파이프라인 중단 이후 헬스앤웰니스 사업만으로 성장성과 기업가치를 설득해야 하는 부담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은 임상 성공 가능성과 상업화 시점의 불확실성이 큰 영역으로 꼽힌다. CJ바이오사이언스가 비용 효율화와 현금흐름 개선에 나서기 위해 이를 잠시 중단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지만 신약개발 회사로서의 정체성과 투자 매력을 동시에 유지해야 하는 숙제도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CJRB-101은 종료했지만 후속 파이프라인이 있다”며 “CJRB-101에서 확보한 데이터와 임상 노하우를 연구 자산으로 내재화하고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후보물질 개발 과정을 효율화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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