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들이 현대차와 기아차 주식투자에서 빠르게 발을 빼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는 25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들어 현대차와 기아차 주식 5억4천만 달러(약 6천억 원)어치를 팔았다고 보도했다. 2012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대차와 기아차 주식을 매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
|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차는 외국인 보유주식 비율이 올해 초 44.03%에서 26일 현재 43.13%로 줄었다. 기아차의 경우 39.59%에서 38.08%로 떨어졌다.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4.5%, 18% 떨어졌다. 반면 코스피 지수는 같은 기간 4.5% 올랐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세계 완성차회사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식가치가 가장 낮다.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가 떨어졌는데도 투자자들이 두 회사의 주식매입을 꺼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골스만삭스와 블랙록 등 외국인투자기관들은 그 원인으로 미국 등 주요시장과 신흥국에서 판매부진, 대규모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신차의 부재, 전기차 경쟁력 약화 등을 꼽았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국내외 동반판매부진에 노조파업으로 생산차질이 겹치면서 18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줄 것으로 전망된다.
불룸버그는 현대기아차의 부진이 장기화할 뿐 아니라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 경쟁력 확보에서 뒤처진 점이 현대기아차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티티인터내셔날의 아시아지역 담당 덩컨 로버트슨 펀드매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완성차회사들이 전기차시대로 전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뒤처져있다”고 말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신뢰를 보이지 않을 경우 추가적 주가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2014년 9월 옛 한국전력 부지를 10조 원에 사들였을 때도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매각에 나서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현대차가 한국전력 부지를 입찰받고 한 달 반 만에 현대차 시가총액은 8조 원 이상이 증발했는데 당시 외국인투자자들은 5천억 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투자자의 신뢰가 떨어지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하락이 가속화할 수 있다”며 “2014년 한전부지 매입 이후 현대차에 대한 외국인투자자들의 불신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주가는 26일 전날보다 0.36% 떨어진 13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 주가도 0.48% 떨어진 4만14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