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국내 고속열차사업을 발판으로 세계 고속열차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까.
현대로템은 코레일의 차세대 고속열차사업을 통해 차근차근 고속철 상용화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25일 코레일에 따르면 코레일은 24일 차세대 고속열차(EMU-250) 2편 16량 구매를 위한 공고를 냈다. 이번 구매는 일반 경쟁입찰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입찰일자는 11월24일이고 예상가격은 약 60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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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코레일 차세대 고속열차 수주해 글로벌 진출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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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탁 현대로템 사장. |
차세대 고속열차는 앞뒤에 엔진이 집중된 KTX와 달리 엔진을 객차 아래에 분산배치해 공급좌석수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 가속·감속 성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되고 최고속도는 시속 300km를 넘는다.
기존 KTX-산천과 비교하면 좌석수는 40~50% 늘어나며 전력소비량은 75% 줄어든다. 현재 KTX를 차세대 고속열차로 바꾸면 에너지 비용을 약 3백억 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레일은 연말까지 구매계약을 마치고 34개월의 제작기간과 15개월의 시운전을 거쳐 2020년 차량 도입을 완료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차세대 고속열차 도입은 경쟁입찰 방식으로 이뤄지지만 현대로템이 이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첫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인 EMU-250 입찰 때 단독으로 참여했다. 현대로템은 이번에도 코레일이 9월28일 낸 규격공고에 유일하게 사전질의서를 제출했다.
이번 차세대 고속열차 구매계약 규모는 그리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사업이 특히 주목받는 것은 국내 철도업계 숙원사업인 고속열차 수출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고속열차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현대로템에게 고속열차 상용화 실적은 특히 중요하다.
현대로템은 6월 한국형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EMU-250 30량을 1천여억 원에 납품하는 계약을 맺었다. 동력분산식 열차는 기존 동력집중식 열차보다 편의성과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동력분산식 열차는 최근 5년간 전 세계 수요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속도가 빠르다. 현대로템이 EMU-250에 이어 EMU-300 계약까지 맺을 경우 중국과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세계 고속열차시장 진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은 3조 원 규모의 터키 고속철사업을 노리고 있다. 현대로템은 한국철도연구원과 2월 터키 고속철 사업과 관련해 협력하기로 하고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로템은 고속철 상용화 경험과 터키 현지생산 등 강점을 내세워 철도산업을 육성하려는 터키 공략에 나섰다.
현대로템 철도부문은 9월까지 2조3천억 원의 수주를 올리면서 전체 수주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3분기까지 이미 역대 최고 연간수주액을 갈아치웠다.
현대로템은 앞으로도 이집트 전동차, 지하철 2호선·9호선 교체사업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사상 최고 수준의 철도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내년 철도부문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현대로템 철도부문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 수주는 국내 철도망 확충 계획에 따라 연평균 5천억 원 수준에서 2016~2025년까지 연평균 7천억 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은 전반적으로 철도부문 수익성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