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현지 스마트폰의 부상에 힘입어 소형 올레드(OLED)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IT기기에 쓰이는 올레드 시장을 겨냥해 첨단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힘쓰며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소형 올레드(OLED) 분야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11일 디스플레이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글로벌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입지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세계 스마트워치용 올레드 시장점유율은 2022년 53%, 2023년 60%, 2024년 상반기 64%로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시장점유율이 2022년 42%에서 2023년 33%, 올해 상반기 25%로 감소했다.
2024년 상반기 애플워치용 올레드를 납품하는 LG디스플레이가 20%로 가장 많은 점유율을 확보했으며, 갤럭시워치용 제품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점유율이 5%에 그쳤다.
중국 기업들은 폴더블 올레드 점유율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중국 기업은 2022년 폴더블 올레드 점유율이 1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6%까지 점유율을 높아졌고 올해 상반기에는 53%까지 뛰어올랐다.
폴더블 올레드를 생산하는 곳은 중국 업체를 제외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올레드 점유율은 1년6개월 만에 90%에서 47%까지 43%포인트 감소했다.
중국의 소형 올레드 성장세는 최근 ‘애국소비’ 열풍에 힘입어 부상하고 있는 현지 스마트폰 업체들이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기업은 중국산 부품 비중을 높이고 있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2015년 발표한 ‘중국 제조 2025 전략’을 통해 주요 산업에서 핵심 부품자립화율을 2025년까지 7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는 등 자국 부품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올해 4월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한국 올레드 사용 비중이 2021년 77.9%에서 2023년 16.0%로 61.9%포인트 감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같은 기간 미국과 일본 스마트폰 업체들이 한국 올레드 공급 비중을 80% 이상으로 유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전체 중소형(중형+소형) 올레드에서도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시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업체들의 세계 중소형 올레드 점유율은 53.4%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44.9%) 대비 8.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기업의 점유율은 55.1%에서 46.6%로 감소했다. 국내 업체 중소형 올레드 점유율이 50%를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별 업체별로 살펴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41.0%로, 1년 전(53.3%)과 비교해 12.3%포인트 감소했다.
이어 BOE(17%), 비전옥스(12%), CSOT(10%), 톈마(9%) LG디스플레이(6%) 순이었다.
다만 국내 업체들은 올레드 패널 가운데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등 특히 공정이 까다로운 분야에서는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올레드(OLED)가 탑재된 IT 기기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LTPO 올레드 출하량은 1억5290만 대로 중국(3530만 대)을 4배 이상 웃돌았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첨단 고부가 올레드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LTPO 올레드는 공정 난이도가 높은 고부가 제품이지만 전력효율이 높아 프리미엄 전자기기에 탑재율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5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행사에서 IT용 울트라 씬(UT) 올레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제품은 기존 유리원판 2장이 들어가던 올레드에서 유리 1장을 생략해 두께와 무게를 20% 이상 줄인 것이 특징이다. 얇고 가벼운 프리미엄 노트북과 태블릿을 만드는 데 활용된다.
이날 행사에서 LG디스플레이도 스마트워치용 올레도스를 비롯한 차세대 올레드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올레도스는 반도체를 만드는 실리콘 웨이퍼에 올레드를 증착한 것으로, 작은 크기에 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