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직원들에게 안전장려금이라는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가 이를 번복했다. 대한항공은 보너스 지급 기준을 밝히지 않아 직원들은 “도대체 기준이 뭐냐”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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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 |
5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이 목표달성 실패로 안전장려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지난달 25일 직원들에게 밝혔다.
이는 지 사장이 지난달 1일 “지난해 초에 안전장려금을 지급했는데 올해도 줘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번복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1997년 임직원의 안전의식을 높여 안전운항을 달성하려는 목적으로 안전장려금제도를 만들어 운영해 오고 있다.
정비, 운항 등 분야별로 점수를 매겨 1년 동안 일정한 점수를 유지하면 전 직원에게 상여금으로 100%를 준다. 한 번 지급할 때 총액은 500억 원 안팎이다.
그러나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점수가 기준 아래로 떨어지면 그 시점에서 실패한 것으로 간주하고 1년의 기간을 다시 설정하게 된다.
이번에 대한항공은 목표달성 실패 이유로 반복적 항공기 손상과 정비과정의 규정위반을 꼽았다. 이번 실패로 대한항공 직원들은 2년 연속 보너스를 받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직원들은 불만을 제기한다. 지 사장이 안전장려금을 줄 것처럼 했다가 이를 번복한 것도 이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안전장려금 지급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제시하지 않는 점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한 대한항공 직원은 “기준이 무엇인지 어떻게 평가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 더욱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99.86%에 해당하는 운항정시율을 기록했다. 운항정시율은 항공사의 항공기 운항능력을 검증하는 국제지표로 총 운항횟수 가운데 지연 혹은 결항한 비행편을 뺀 비율을 의미한다.
세계 평균 운항정시율이 98.91%인 점을 고려하면 대한항공이 항공기에 대한 철저한 예방정비와 안전관리를 수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 직원들의 주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도 “자발적으로 안전의식을 높이려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안전장려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번에 왜 기준에 미달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해 뚜렷한 기준에 대해 더욱 의구심을 품게 한다.
대한항공 안팎에서 대한항공에 대해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2분기에 당기순이익은 냈지만 영업손실을 본 마당에 안전장려금을 지급할 경우 외부의 눈총을 고려한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이 제도를 시작한 이후 7차례 안전장려금을 지급했다.
가장 최근에 2011년 1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1년 동안 안전목표를 달성해 지난해 2월 직원 2만 명에게 모두 480억 원의 보너스를 지급했다. 평균적으로 직원 1인당 240만 원을 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