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말한 만큼 올해도 적극적 투자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3일 증권가에서는 에이피알 목표주가를 높여잡는 등 향후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에이피알 목표주가를 기존 38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올렸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을 두고 "앞으로 더 많은 수출이 기대되는 기업"이라며 올해 실적 성장성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평가했다.
에이피알은 올해 1분기 해외 시장 실적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에이피알 상장 이후 첫 분기실적에서 김 대표가 합격점을 받았다는 의견이 많다.
에이피알은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489억 원, 영업이익 278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1.9%, 영업이익은 19.7% 증가한 것이다.
많은 기대 속에 상장한 만큼 올해 김 대표가 아낌없는 투자로 뚜렷한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이피알은 청약증거금으로 14조 원이 몰릴 만큼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큰 기대를 받았다. 올해 공모주 청약 대어로 꼽히며 1113대1이라는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2월 상장을 앞두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기술 개발은 물론 사업영역도 적극적으로 확장하겠다며 투자의지를 밝혔다.
실제 에이피알은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공모자금 948억 원 가운데 742억 원을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으로 나눠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자금은 평택 제2공장 증설 등에, 운영자금은 연구개발비로 쓸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 시장 진출 확대에도 적극적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기업공개 당시 밝혔던 미주와 극동아시아 지역 외 해외 진출을 이뤄내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에이피알은 올해 초 태국, 카타르와 계약을 맺고 4월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몰도바, 몽골, 멕시코 등 5개국과 계약했다. 올해만 7개 나라에서 판로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올해 1분기 에이피알 해외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73.5% 증가한 661억 원을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 홍콩 등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 시장 매출이 크게 늘었다.
1분기 에이피알 미국 매출 성장률은 196.4%를 기록했다. 뷰티기기 매출이 지난해 1분기보다 402% 증가하며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뷰티기기 ‘부스터 프로’ 론칭 행사와 뉴욕 팝업스토어 흥행이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 에이피알은 3월14일부터 17일(현지시각)까지 미국 뉴욕에서 메디큐브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4일 동안 약 3500명이 방문했으며 하루 평균 1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피알>
실제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는 메디큐브 ‘제로모공패드’가 토너 카테고리 판매 1위를 달성했다. 메디큐브는 에이피알 화장품 브랜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가 3억 명에 달하는 인플루언서 클로이 카다시안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메디큐브 사용기를 남기기도 했다. 미국에서 에이피알의 인지도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는 뷰티기기를 중심으로 수요가 많다”며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의 다양한 제품들도 고르게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진 만큼 에이피알이 미국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북미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장품 수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많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개한 ‘보건 산업 수출 전망’에 따르면 올해 화장품 수출은 90억 달러(약 12조110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예측 결산과 비교해 6% 증가하는 것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온라인 시장이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하면서 화장품 산업에서 아마존 등 온라인 플랫폼이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미국 온라인 시장의 성장 여력이 큰 만큼 한국 화장품의 성장 가능성도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이피알은 생산시설(CAPA) 확장으로 해외 진출에 따른 물량 확보도 문제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에이피알에 따르면 평택 제2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뷰티기기 연간 생산량은 지난해 76만 대에서 올해 340만 대, 2025년에는 8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해외 물량 확보를 목적으로 생산시설을 늘리는 것은 아니다”며 “기업 규모가 커져 자연스럽게 생산시설을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1988년생의 젊은 창업가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던 2014년 에이피알을 설립했다. 에이피알은 설립 3년 만에 매출 630억 원을 기록해 뷰티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화장품에 이어 메디큐브 브랜드의 뷰티기기 에이지알과 의류 브랜드 널디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