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외국인투자자들이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요구에 속속 동조하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전자 인적분할과 특별배당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외국인투자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추진하는 등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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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 |
7일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해외투자자들이 삼성그룹에 대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세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지분 0.12%를 보유한 헨더슨글로벌인베스터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과 삼성전자의 주주배당 강화에 찬성한다”며 “기업가치 저하요인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지분 0.8%를 보유한 네덜란드의 APG펀드도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요구는 무리한 수준이 아닌 상식선에 가깝다”며 엘리엇매니지먼트 요구의 수용을 촉구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그룹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고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뒤 30조 원 규모의 특별배당을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요구는 삼성전자 해외투자자들의 요구에 불을 지핀 격”이라며 “앞으로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점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해외투자자 비중이 50%를 웃돈다. 상위 20대 대주주 가운데 해외투자자 또는 투자기업이 11곳이나 된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외국인투자자의 지지를 모을 경우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분할과 지주사체제 전환 등 지배구조개편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제안이 그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지만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를 앞당길 것은 명확하다”며 “특별한 방안이 없다면 이를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앞으로 외국인투자자들과 함께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요구를 관철할 수도 있다.
현행법은 6개월 이상 0.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면 주주제안을, 1.5% 이상을 보유하면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할 수 있어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외국인투자자들을 모아 임시 주주총회에서 안건을 상정할 수도 있다고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에도 합병에 반대하며 집요하게 공세를 펼쳤던 만큼 이번에도 공식서한을 보낸 것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제안을 필두로 외국인투자자들이 삼성그룹에 여러 요구를 강화할 것”이라며 “현재 환경을 감안하면 삼성그룹이 이를 어느 정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파악했다.[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