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가 4나노 미세공정을 도입하는 미국 애리조나 파운드리 생산공장 가동 시점을 2025년 1분기로 확정했다. TSMC 애리조나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신설하는 첫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가동을 내년 1분기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시범 생산도 진행되고 있다.
TSMC는 추가로 건설하는 2개 공장에 2나노 이하 공정기술을 도입한다는 계획도 재차 강조하며 미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에 더 비싼 가격을 매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는 19일 “TSMC가 미국 공장에서 제공하는 파운드리 서비스에 ‘프리미엄’을 붙이기로 했다”며 투자 비용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할 만한 선택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 공장 투자와 관련한 세부 내용을 공유했다.
미국 정부가 최근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TSMC에 66억 달러(약 9조1318억 원) 보조금 지급을 확정하고 TSMC가 이에 화답해 모두 3개의 공장 신설 계획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애리조나 제1 반도체공장이 내년 1분기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TSMC는 당초 올해 말로 예정되어 있던 가동 시점을 2025년으로 미루고 구체적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발표를 통해 계획이 크게 미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웨이저자 CEO는 TSMC가 4월에 이미 애리조나 공장에서 4나노 반도체 웨이퍼 시범 생산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내년 초 양산을 위한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뜻이다.
경제일보 등 일부 대만 언론은 웨이퍼 시범 생산부터 양산체계 구축까지 걸리는 기간은 약 6개월 정도라는 점을 근거로 TSMC 미국 공장이 연내 가동을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TSMC는 2028년부터 애리조나 제2 반도체공장에서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도 알렸다. 원래 3나노 도입이 예정돼 있었지만 더 발전한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번에 새로 발표된 제3 공장에는 2나노 미만 파운드리 미세공정이 추진된다. 양산 시점은 2030년 이전으로 제시됐다.
웨이저자 CEO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반도체 품질과 안정성은 대만 공장과 동일할 것이라고 자신한다”며 일본과 독일 반도체공장 투자도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웨이저자 CEO는 TSMC가 대만 이외 국가에서 제조하는 반도체에 비용 부담을 고려해 더 높은 가격을 내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고객사가 특정 지역에서 생산한 반도체 물량 확보를 원한다면 비용 증가에 따른 부담을 나눠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톰스하드웨어는 TSMC의 4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기준으로 미국에서 생산된 웨이퍼 가격은 대만에서 제조된 것보다 20~30%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전했다.
이는 TSMC의 시설 투자금과 인건비 등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부담을 덜어줄 공산이 크다.
톰스하드웨어는 고객사들이 이런 변화를 반기지는 않겠지만 미국 정부에 공급하는 반도체나 파운드리 단가 비중이 크지 않은 제품을 TSMC 미국 공장에 맡길 이유는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같은 제품도 전체 가격에서 파운드리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비교적 크지 않기 때문에 TSMC의 가격 인상 요구를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다.
웨이저자 CEO는 TSMC가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하는 각국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해 지원을 받으며 다른 경쟁사가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의 기술 리더십과 경쟁력을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톰스하드웨어는 TSMC가 미국 등 해외 공장에서도 파운드리 수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